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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경제총조사/ 330만개 업체 조사…정책 나침반될 '경제 대동여지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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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경제총조사/ 330만개 업체 조사…정책 나침반될 '경제 대동여지도' 그린다

입력
2011.06.1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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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툴(tool) 건물 2층에서 금속 실내장식품을 제작ㆍ판매하는 매장에 통계청 경제총조사 담당 길정임(42) 조사원이 찾아왔다.

먼저 매출에 대한 질문. 하지만 이 매장의 박영희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난 4월 이곳에 입주했지만, 그 동안 화분 진열장 견적 의뢰 한 건 받은 것이 전부라는 것. 실제로 그가 펼친 장부는 텅 비어있었다.

길 조사원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아무리 객관적 데이터를 구하기 위한 것이지만, 업체 사정이 어려우면 질문하는 것 자체가 괴롭다는 것. 조사를 마친 길 조사원은 매장 직원에게 조사협조에 대한 감사의 말과 함께 "이런 조사를 통해 경제현장의 상황이 정확하게 통계로 집계된다면 그것을 토대로 정부가 보다 현실성 있는 경제정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지난 달 23일 시작된 '2011 경제총조사'가 종반부에 이르렀다. 이 조사는 국내 산업 전체의 생산 고용 비용 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적합한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전국 330만개 사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경제통계수립 프로젝트. 인구주택총조사(인구센서스)에 비유해 '경제센서스'라고도 불린다.

이 방대한 통계를 수립하기 위해 전국에서 조사원 2만2,000명이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그래서 조선시대 김정호가 전국을 답사해 제작한 대동여지도를 빗대 '현대판 경제 대동여지도'로도 불린다. 조사 결과는 영세자영업자 경쟁력 지원, 지역발전,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등 각종 국가 경제정책 연구와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24일까지 진행될 이번 경제총조사의 9일 현재 참여율은 64.1% (인터넷 참여 6.55%포함). 비료적 순조로운 진도다. 그러나 매출액, 영업이익 등 민감한 자료를 공개해야 해 조사를 꺼리는 업체들이 많이 남아 있어 진짜 조사는 지금부터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할당된 170개 업체 중 29곳만 남은 길 조사원 역시 이날 29개 업체를 모두 방문했지만 설문에 응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심지어 항의전화를 하는 사람도 있다"며 "올바른 국가정책 수립을 위한 조사인 만큼 사업체의 적극적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제총조사의 주요내용을 문답형식으로 풀어봤다.

-도대체 이름도 낯선 경제총조사가 뭔가.

"국내 산업구조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전국의 모든 사업체를 동일한 시점(2010년 12월31일), 동일한 기준으로 실시하는 경제분야 전수조사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해온 서비스업총조사와 산업총조사를 이번에 통합했으며, 전수조사가 없었던 농림어업, 운수업, 건설업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사업체와 관련된 가장 기초적인 통계라고 보면 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조사하나.

"우선 사업체명, 종업원 수, 지난해 매출액, 전자상거래 여부 등 기본적인 것을 조사한다. 또 산업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근무형태별 종사자수, 상품 매입ㆍ판매처별 구성비,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항목도 조사한다."

-꽤 복잡한 것 같다.

"그렇지 않다. 사전에 교육받은 조사원의 질문에만 답하면 조사원이 정리한다. 짧게는 10분, 길어도 15분이면 충분하다."

-매출액, 영업이익 등은 민감한 영업비밀인데 꼭 공개해야 하나.

"현장 조사를 하다 이 질문을 많이 받는데 오직 통계 목적으로만 활용하니까 안심해도 된다. 세금 같은 것과는 전혀 무관한 조사다. 통계작성 이외의 목적에는 사용될 수도 없도록 아예 법(통계법)에 명시되어 있다. 혹시 조사원에게 말로 답변하기가 내키지 않으면 본인이 직접 조사표를 작성할 수도 있다."

-왜 이런 조사를 하나. 국민들은 어떤 이득을 얻나.

"올바른 통계가 있어야 올바른 정책이 나온다. 이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어떤지, 고용문제는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적합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다. 정부 뿐 아니라 개인들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자영업자가 유달리 많은데, 어떤 업종이 뜨고 지는지, 어떤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지, 매출은 어떤지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창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통계청은 기초 자료를 분석한 통계자료도 제공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언제 나오나.

"2012년 2월 잠정결과를, 7월에 확정치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좀 더 앞당겨 질 수도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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