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센서스 보다는 확실히 생소한 개념이지만 경제총조사의 역사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진국에선 이미 200년 전부터 이런 종류의 경제조사를 실시했다. 최근에는 신흥 경제국들도 앞다퉈 도입해 장기 국가 경제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총조사가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미국이다. 1790년 세계 최초로 인구 센서스를 시작한 미국은 10년 단위로 센서스를 시행했는데, 산업활동이 증가하자 1810년 역사상 세 번째 센서스에서 공산품 220가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이 경제총조사의 시초다. 그러나 조사 자체가 부실해, 결과보고서가 채택되지는 않았다.
이후 1840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광업, 농업, 상업, 제조업 등 각 업종별 종사자 숫자가 파악됐고, 1930년부터는 인구 센서스와 분리돼 '경제센서스(economic census)'라는 이름의 독립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도 경제총조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부정확한 경제통계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은 2004년부터 조사를 시작했는데, 조사인력만 300만명이 투입돼 무려 5개월간 진행됐을 정도. 조사결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당초 통계치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1979년부터 2004년까지 25년 동안의 중국 연평균 성장률을 9.4%에서 9.6%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또, 2008년에는 두 번째 조사를 실시해 국유기업감소, 동ㆍ서 지역 격차 심화, 3차 산업 종사자 급증 등 변화된 경제상황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부터 경제조사를 해왔다. 산업 총조사는 1955년 한국은행에서 처음 실시한 이래 2∼3년 주기로 해 오다가 1973년부터 통계청이 5년 주기로 해왔다. 서비스업총조사는 1968년 '상업센서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서비스업 사업체 분포, 고용 등 구조변화 및 경영 실태를 파악해 왔다. 두 조사가 합쳐져 경제총조사가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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