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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키스탄에 배신 증거 보이며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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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키스탄에 배신 증거 보이며 추궁

입력
2011.06.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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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점점 더 냉랭해지고 있다.

차기 미국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0,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을 방문, 정보 당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파네타 국장은 10일 아슈파크 파르베즈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과 정보부 책임자 아흐메드 슈자 파샤를 만나 파키스탄 정보부가 탈레반과 공모한 '증거'를 들이대며 책임을 추궁했다.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동맹국으로 대접하던 파키스탄을 이제 거의 이적 국가로 취급하는 모양새다.

타임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 증거는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동영상으로 와지리스탄에 위치한 반미 무장세력의 폭발물 제조 시설 2곳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동영상은 무장단체 조직원들이 파키스탄군이 공격하기 직전 시설을 버리고 달아나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다.

타임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CIA가 이 시설에 대한 정보를 파키스탄 정보부와 공유하고 나서 24시간도 안 돼 조직원들이 도주했다"며 "파키스탄 정보 기구 내부에 공격 사실을 알려준 존재가 있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보도했다.

CIA는 수 주 전에 이 정보를 파키스탄 측에 제공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파키스탄 고위 관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극단주의 단체는 자주 옮겨 다니므로 처음엔 이 무장단체 조직원이 사라진 것과 관련 우리가 의심을 살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미국이 우리의 공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네타 국장은 파키스탄을 방문하기 전 이 동영상을 상원 정보위원회 등 의회 지도자들에게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이 파키스탄에 통보하지 않고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감행한 뒤 양국 간 긴장은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파키스탄 지도자 중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파키스탄이 알 카에다나 탈레반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차기 국방장관으로 지정된 상태인 파네타 국장은 최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파키스탄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면서,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파키스탄 탈레반의 근거지로 알려진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에서 두 차례 폭탄 테러가 발생해 34명이 죽고 100명 가까이 다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폭발은 주상복합단지의 슈퍼마켓과 호텔 주변에서 일어났고 첫번째는 시한폭탄, 두번째는 오토바이를 탄 남자의 자살폭탄 공격에 의한 것이었다.

현지 경찰은 "첫째 폭발은 크지 않았으나 사상자를 구조하려고 사람들이 모여들었을 때 더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한 구역은 정부 사무실과 군 주거시설, 언론기관 등이 위치한 곳이다. 그러나 12일 현재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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