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리카와의 새로운 연대를 강조하며,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고 나섰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1일 첫 방문국인 잠비아에서 "아프리카에서 '신(新)식민주의'를 보고 싶지 않다"며 "아프리카의 지도자들은 외국의 프로젝트들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 또 민중의 이익에 기반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일방통행식 통제경제는 개발도상국들의 모델이 될 수 없다"며, '자원외교'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급속히 높여가고 있는 중국의 '침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아프리카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중국의 의도가 아프리카의 자원에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면서, 아프리카 정치ㆍ경제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클린턴 장관이 잠비아를 방문한 것은 중국 업체가 연루된 폭력사태가 잠비아의 정치 문제로 비화해, 반(反) 중국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잠비아에서는 최근 중국 광산업체 간부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 항의하는 현지 인부들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하며 중국 기업의 노동 관행이 올해 말 예정된 잠비아 총선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된 상태다. 클린턴 장관의 잠비아 방문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이후 30년만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에 앞서 10일에도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와 투자 관행은 투명성과 법치라는 국제사회의 규범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AFP통신은 "아프리카에서 미중의 대결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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