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조사를 받던 세계 최대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 중인 뇌물 제공 혐의에 대해 디아지오가 1,000만달러(약 110억원) 이상의 벌금을 내기로 사실상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 "디아지오가 1,000만~2,000만달러를 내기로 했고 몇 주 내에 SEC와의 합의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디아지오 자선기부액의 절반, 이틀치 영업이익에 해당된다.
영국에 기반을 둔 디아지오는 조니워커 양주, 기네스 맥주, 스미르노프 보드카 등을 생산하는 세계 1위 주류업체다. 하지만 디아지오 임직원 등이 한국 인도 태국 정부 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07년 이후 미국 SEC의 조사를 받아왔다. SEC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이 미국 이외의 국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도 해외부패방지법에 따라 조사할 수 있고, 벌금을 합의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FT는 "SEC 조사의 불씨를 당긴 것은 2007년 한국 관세청 직원 사기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디아지오의 세금 편의를 봐준 대가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관세청 직원이 구속되고 디아지오 직원 2명이 기소된 일이 있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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