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강타한 공포의 장출혈성 대장균(EHEC) 질환 원인으로 다시 독일 새싹채소(sprout)가 지목됐다.
독일 보건당국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의 라인하르트 부르거 소장은 10일 "문제는 새싹이었다"며 "식당에서 새싹을 먹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9배 많은 EHEC 질환 특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RKI는 그동안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탈이 난 100여명의 EHEC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부르거 소장은 또 "(지난 5일 공개됐던 독일 북부 윌첸의) 한 유기농 업체가 감염원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 농장에 대한 조사에서는 (EHEC가) 음성으로 나왔지만 각종 증거를 볼 때 이곳이 감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토마토 오이 양배추에 대한 조사에서는 박테리아가 검출되지 않았다. 독일 당국은 이에 따라 이들 세 채소에 대해 내렸던 경보는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주 전 독일에서 처음 발생한 EHEC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30명에 달한다. 감염 환자도 3,0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독일의 대처는 갈팡질팡이었다. 사태 초기만 해도 독일 보건당국은 스페인산 오이가 오염원이라고 발표했으나 닷새 뒤 이를 번복했다. 이어 지난 5일엔 윌첸의 한 유기농업체가 생산한 새싹이 오염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가 다음날 다시 이를 뒤집었다. 수거한 샘플 40개 중 23개를 조사했는데 문제의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어 8일엔 다시 독일 동부 마그데부르크의 집 퇴비더미에서 발견된 오이가 감염원일 수 있다는 AP통신의 보도가 나오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때문에 이번 RKI의 발표 역시 뒤집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번 사태로 독일 스페인 등의 채소 재배 농가가 매출 타격을 입었고, 감염원을 둘러싼 독일과 스페인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하기도 했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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