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차(茶) 재배지인 시즈오카(靜岡)현에서 생산된 차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시즈오카에는 이토엔, 산토리 등 일본의 대표적인 음료회사들이 직접 관리하는 차 밭도 밀집해 있다.
아사히(朝日)신문과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0일 시즈오카시의 한 공장에서 생산된 혼야마(本山)차에서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초과하는 679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은 이 공장에서 제조한 차를 시중에 판매하는 유통업자가 자체적으로 방사성 물질 검출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시즈오카현은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차 상품의 출하를 중단시키는 한편 시중에 유통된 제품의 수거에 나섰다.
하지만 시즈오카현은 진실을 알리기 보다는 오히려 사태를 축소ㆍ왜곡시키는 데만 급급, 빈축을 사고 있다. 시즈오카현은 지난달 19개 산지에 대해 자체조사를 한 결과 단 한 군데서도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즈오카현은 또 차 원료에 대한 정부의 방사선 검사 요구 등도 거부했다. 시즈오카현은 특히 유통업자가 기준치를 초과한 차가 나왔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즈오카현은 매년 3만5,000톤의 차 잎을 수확하는 일본 최대의 차 생산지다.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시즈오카시에서만 매년 3,240톤의 차가 생산되고 있다. 시즈오카현으로서는 지역 경제의 비중으로 볼 때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즈오카현 관계자는 "차를 음용하는 과정에서 세슘량이 85분의1로 줄어들기 때문에 건강에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최근 조사를 실시한 19개 지역과는 별개로 100여개 산지에서 추가로 방사선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일본 두번째 차 재배지인 가고시마(鹿児島)현에도 불똥이 튀었다. 가고시마는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에서 1,000㎞ 이상 떨어져있지만 재배된 차의 70%를 시즈오카의 공장에서 가공, 완제품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일부 지역 농가에선 올해 차 수확을 단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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