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43) 포항 감독이 ‘황새’의 우아함과 세밀함을 앞세워 ‘독수리’ 사냥에 나선다.
‘황새’가 벼르고 있는 ‘독수리’는 최용수(38) FC서울 감독대행.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황 감독과 최 감독대행은 사령탑으로서 첫 맞대결을 펼친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원정경기를 펼치는 황 감독은 초보 사령탑인 최 감독대행을 향해 “프로 감독이 어렵다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며 선전포고를 날렸다.
승부조작 파문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재개되는 K리그 13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꼽히는 포항과 서울전은 스타 사령탑간 맞대결로 관심을 끈다. 올해 친정팀에 부임한 황 감독은 6승5무1패(승점23)로 포항의 리그 2위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포항은 서울전 원정 6연패 수렁에 빠져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황 감독은 “겉으로 봐선 독수리가 강하다. 하지만 강하다고 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황새의 우아함과 내재된 강인함을 앞세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최근 2연패를 당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최 감독대행은 “5월에 체력소비가 많았지만 휴식기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수비가 약점이라고 하는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빠른 템포를 강조해 원하는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최 감독대행은 황 감독에 대해 “현역 시절부터 우아하고 동료를 이용할 줄 아는 플레이를 해 부러웠다. 거기에 맞게 포항도 세밀한 조직력이 강점”이라고 경계했다.
포항과 서울전은 용병들의 불꽃 튀는 대결도 관전포인트다. 황 감독은 “데얀과 몰리나, 제파로프 개개인의 기량이 좋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준비해야만 승산이 있다”고 전략을 밝혔다. 포항도 ‘한국형 용병’ 모따, 슈바, 아사모아가 공격을 주도한다. 포항은 지난 6일부터 가평에서 훈련하며 서울전을 대비해왔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신형민(포항)은 2009년 아시아 챔피언 포항과 2010년 K리그 챔피언 서울의 대결을 앞두고 “K리그 챔피언을 어떻게 아시아 챔피언에 견주겠어요. 포항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빼어난 만큼 이번에야 말로 원정 징크스를 꼭 깨겠다”라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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