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심리 코드/황상민 지음/추수밭 발행·296쪽·1만5,000원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왜 툭하면 힘들다, 불행하다 하는가? <한국인의 심리코드> 는 스스로에게 충실하기보다 남에게 멋지게 보이려 하지만 현실에서는 체념하고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는 한국인의 이중적 정체성에서 그 답을 찾는다. 그리고 지난 10여년간 성공과 출세부터 부와 부자, 교육, 짝과 결혼, 라이프스타일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현상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이 만들어 낸 마음속 심리 코드를 분석해 낸다. 한국인의>
가령 출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대부분 출세에 대한 강한 욕망이 있지만 출세라는 단어의 뉘앙스 때문인지 대부분 자신은 출세에 연연하지 않는 듯 행동하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 출세의 심리 코드가 지식전문가 회장님 고시로 대표된다면 오늘의 출세 공식은 여당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중심의 권력층 신귀족, 연예인으로 떴다가 일가를 이룬 신화랑족, 법조인 출신 공직자인 신율사 공무원으로 대표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지식이면 지식, 돈이면 돈, 권력이면 권력 하나만 충족시켜도 됐다면 오늘날은 지식+권력, 문화+권력 등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짝과 결혼에 대한 심리 코드를 분석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결혼과 짝에 대한 심리 코드를 ▦조건을 중시하는 자기관리형 ▦완벽한 짝을 찾는 로망형 ▦연애를 중시하는 연애지상형 ▦결혼을 자기 생활의 안전 장치로 보는 풍류형 ▦보수적 규범을 가진 규범형 ▦결혼이 생계 유지의 의미만을 갖는 생계형 등 여섯 가지로 나눴다. 저자는 사람들이 겉으로는 자기관리형 로망형 연애지상형 결혼관을 펴면서 속으로는 풍류형 규범형 생계형을 꿈꾸는 "좀비 같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결혼 생활과 짝에 대한 우리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국인의 심리 코드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한국 사회에 있는 우리 대부분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회 인식 불능증에 걸렸다"며 "이를 해결하지 위해서는 적어도 사람들이 보는 세상이 어떻게 다른지, 다르게 보는 사람들의 심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다.
사정원 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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