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피시/폴 그린버그 지음·박산호 옮김/시공사 발행·294쪽·1만3,800원
쇠고기 1㎏을 얻으려면 곡물로 만든 사료 9㎏이 든다. 전 세계에서 생산된 곡물 3분의 1이 가축 사료로 사용된다. 더 많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울창했던 산림은 파괴돼 목장으로 변했다. 환경을 생각해 육식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참치 살 0.5㎏을 위해선 사료 10㎏이 필요한데도 어류 섭취를 줄이자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낚시꾼이자 칼럼리스트인 폴 그린버그가 쓴 <포 피시> 는 인간이 즐겨 먹는 참치 연어 대구 농어를 통해 위협받는 수중 생태계와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들춘다. 포>
저자는 매년 어획량이 13억 중국 인구의 무게와 비슷한 8,500만톤에 달하며, 50년 전에 비해 6배나 늘었다고 말한다. 1960년대 평균 무게가 10㎏이던 대구가 1.5㎏으로 줄어든 건 무분별한 남획으로 몸집이 큰 대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영국 보건부는 1인당 한 주에 생선을 두 마리 이상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인류가 이렇게 먹으려면 바다가 서너 개는 더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양식업으로 눈을 돌렸다.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는 북반구의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양식 연어를 많이 생산한다. 따뜻한 물에서도 기를 수 있게 연어의 유전자를 조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전자 조작과 각종 성장호르몬, 항생제로 얼룩진 양식업을 대안으로 볼 수 있을까.
어업금지구역을 대폭 확대하고, 적절한 어획량을 산출하는 등 산업용 어업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책의 결론이다. 양식업도 자연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산업사회 발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어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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