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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맞춤형 운동화 만들어주는 슈피터 김태영씨 "걸음걸이만 봐도 발 상태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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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맞춤형 운동화 만들어주는 슈피터 김태영씨 "걸음걸이만 봐도 발 상태가 보여요"

입력
2011.06.0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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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족(凹足)에 후족부 외반도 있네요."

기자의 발을 살펴본 슈피터(shoe fitter) 김태영(36) 학산 과장의 '진단'이다. 학산의 스포츠브랜드 비트로 매장에는 지난 4월부터 워킹화를 사러 오는 고객들의 발 상태를 점검해주는 슈피터가 배치됐다. 김 과장도 그 중 한 명이다.

"발바닥에서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 있죠? 거길 보통 아치라고 부르는데, 요족은 보통 발에 비해 아치가 높아요. 서 있는 상태에서 손가락을 넣으면 한 마디 이상 들어가죠. 흔히 말하는 평발과 반대입니다."

미국족부의학협회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약 9%가 요족이다. 김 과장은 "요족은 바닥에 닿는 발바닥 면적이 작기 때문에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해 발 앞꿈치와 뒤꿈치에 무리가 가 굳은살이 잘 배긴다"고 설명했다.

발뒤꿈치가 바깥쪽으로 휘는 후족부 외반은 세계인의 약 85%가 갖고 있을 만큼 흔하다. 흔히 평발이라고 불리는 편평족은 약 5%다.

"요족이면서 후족부 외반인 경우엔 발에 가해지는 압력(족압)이 주로 안쪽에 집중되죠. 족압이 몰리는 부위의 인솔(신발 내부의 깔창)에 지지대를 대주면 좀더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요."

슈피터는 이렇게 고객의 발을 상세히 분석해 맞춤형 워킹화를 제작해주는 역할을 한다. 분석은 20~30분 정도 걸린다. 족압측정기구인 포도그래프(podograph)를 이용해 발 모양과 길이, 너비, 압력분포, 무게중심, 아치 정도 등을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통해 슈피터는 고객의 발 건강상태를 파악할 뿐 아니라 평소 걸음걸이 습관까지도 예측한다.

"치마나 짧은 바지를 입은 여성들은 걸음걸이를 잠시만 봐도 발 상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요. 직업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가끔 여성들 발을 유심히 쳐다보다 오해를 받기도 하죠(웃음)."

보통 운동화 살 땐 치수만 맞으면 된다 생각한다. 하지만 슈피터들은 신발 모양이나 무게 등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과장은 "예를 들어 워킹화가 가벼울수록 좋다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진 않다"며 "체중의 100분의 1 정도 무게가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슈피터로 일하려면 한국슈피터협회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마치고 검정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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