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산저축銀, 금호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개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산저축銀, 금호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개입

입력
2011.06.09 17:42
0 0

2009년 6월 금호가(家) '형제의 난'에 부산저축은행이 왜 개입했던 것일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당시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과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기 위해 방계 회사인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급전'을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벌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서민들의 예금을 사금고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들 사이에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1981년 부산상호신용금고 인수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을 창업한 박상구 명예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장조카이자 박삼구 회장과는 사촌 사이다.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 사장을 지냈던 박상구 명예회장은 그러나 현재는 금호 측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그는 목포상고 동문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지원한 사실 때문에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회사를 나와 부산으로 이주했다.

그런데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만든 120개의 특수목적법인(SPC) 중 눈에 띄는 회사가 바로 금호오토리스다. 금호 측과 모든 사업적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저축은행이 왜 이 회사를 SPC로 두고 있는지, 의문은 2009년 6~10월 총 3차례에 걸쳐 작성된 계약서를 보면 풀린다.

형제의 난이 한창이던 2009년 6월11일, 부산ㆍ대전저축은행은 매수 참여자를 끌어들이는 조건으로 금호RAC(옛 금호렌터카)가 보유 중이던 금호오토리스의 지분 100%를 195억원에 매입키로 계약을 맺고, 계약금 39억원을 지급한 뒤 해당 주식 전체에 대해 질권을 설정했다. 그리고 6월30일 "잔금은 예치금으로 입금하기로 한다"고 계약을 변경, 다음날 156억원을 예치금 명목으로 금호RAC 계좌에 입금했다. 상호저축은행법의 '저축은행은 비상장회사의 지분을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는 걸림돌을 피해 변칙적인 방식으로 자금을 건네준 것이다. 정황상 박삼구 회장 측이 부산저축은행에 SOS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최종 거래는 10월30일 종료됐다. 그런데, 매수 참여자로 이 거래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된 곳은 다름아닌 KTB자산운용(지분율 70.3%)이다.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대표는 박연호(61ㆍ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과는 광주일고 동문이다.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금호석화 비자금 사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금호RAC 배임 사건, 대검 중수부가 수사 중인 부산저축은행그룹 사건이 서로 얽혀 있는 셈이어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