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총리에 취임하고 나서 뭐가 바뀌었느냐고요? 별로 바뀐 것 없죠."
'일본 총리관저 내 야당'으로 불릴 만큼 솔직한 어법으로 인기를 끌어온 간 나오토(菅直人·64) 총리의 부인 노부코(伸子·65) 여사가 1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의 지도력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노부코 여사는 지난해 남편이 총리에 취임한 직후 라는 제목의 저서를 냈다. 지난 6일 총리관저에 찾아간 마이니치신문 기자가 이 책을 거론하며 간 총리 취임 후 1년간 무엇이 바뀌었느냐고 묻자 "별로 바뀐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간 총리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후 하마오카(浜岡) 원전의 운전을 중단하게 한 것은 평가할 만하지 않느냐고 슬쩍 두둔했다. 그는 간 총리가 1980년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직후 미국에 가서 풍력발전을 시찰하는 등 신재생에너지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소개했다.
남편의 최대 정적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간사장을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진 피해의 복구와 부흥은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지만 간 총리가 아니면 정치자금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누군가 얘기하던데요."
오자와 그룹의 반발을 사임 약속으로 간신히 막아낸 간 총리는 최근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노부코 여사는 작가 시오노 나나미(鹽野七生)의 책 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했다.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칼은 부러지고 화살은 모두 떨어져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책무를 다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애송이에 불과한 다음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준 다음에야 정치가로서의 인생을 끝내라는 것이다." 또한 소설가로 활약하는 겐유 소큐(玄侑宗久) 스님이 TV에서 말했다는 "일이 흘러가는 대로 단호하게 나아간다"는 말을 좌우명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간 총리인지라 좌충우돌 이사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총리관저에서 (이사용) 골판지 상자는 볼 수 없었다며 간 총리 본인은 빨리 떠날 기색이 없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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