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최종 계약서의 사인만 남았다.
스트라이커 지동원(20ㆍ전남)이 역대 최연소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전남은 9일 대승적인 차원에서 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남 관계자는 “개인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그리고 다른 무대가 아닌 축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라며 “세부적으로 조율할 사항들이 많아 아직까지 공식적인 발표는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부터 선덜랜드의 영입 제안서를 받았던 전남은 쉽사리 지동원의 이적에 동의할 수 없었다. 정해성 전남 감독은 “지동원은 우리 전력의 50% 이상”이라고 밝히며 지동원의 이적을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 지동원은 아시안컵이 끝난 뒤 독일 등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온 바 있다. 선덜랜드 역시 아시안컵에서 지동원의 활약상에 강렬한 인상을 받은 뒤 영입 의사를 밝혔다.
전남과 선덜랜드는 지동원의 이적을 위해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다. 전남 관계자는 “양팀간 유소년과 지도자 교류 부분이 아직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적료 문제도 협상을 해야 한 다”고 설명했다. 지동원의 이적료는 100만~130만달러(약 10억~14억원)선에서 전남과 선덜랜드가 합의점을 찾을 전망이다. 계약 기간은 3년, 연봉은 9억~11억원 선이다.
지동원이 선덜랜드행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이청용(23ㆍ볼턴)을 제치고 최연소 코리안 프리미어리거가 된다. 2005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시작으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조원희(위건), 이청용에 이어 8호 프리미어리거이기도 하다. 유소년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떡잎으로 주목 받았던 지동원은 고교 시절 잉글랜드 레딩 유스팀에서 1년간 유학하기도 했다. 당시 지동원은 대한축구협회의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에 선발돼 남태희(발렝시엔) 등과 선진축구를 경험하며 빅리그 진출의 꿈을 키웠다.
2010년 K리그에 데뷔한 지동원은 첫 해부터 8골4도움을 기록하는 등 ‘킬러본능’을 뽐내며 신인왕 후보까지 올랐다. 2011년 아시안컵을 앞두고 A대표팀에 발탁된 지동원은 조광래 감독의 두터운 신임 아래 주전 자리까지 꿰찼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함께 ‘공격 콤비’로 맹위를 떨쳐 ‘지구 특공대’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지동원은 ‘지구 특공대’에 대해 “언론을 통해 알았다. 정말 잘 만든 거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A매치 10경기에 출전한 지동원은 구자철과 함께 나란히 6골3도움을 기록하며 ‘조광래호’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그 동안 스페인무대가 자신과 궁합이 맞을 것 같다고 말해왔던 지동원은 EPL 진출 염원도 간절했다. 그는 “기회가 오면 꼭 나가고 싶다. 좀 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 선덜랜드는 어떤 팀?
지동원(전남)이 이적하게 될 선덜랜드는 '지한파'로 알려진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영국 북동부 지역에 위치한 선덜랜드는 인구 28만명의 소도시다. 홈 구장은 4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빛의 구장)’다. 선덜랜드는 2010~11시즌 12승11무15패(승점47)를 기록, 20개 팀 중 10위를 차지하며 중위권을 유지했다.
1879년 창단한 선덜랜드는 정규리그에서 통산 6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92년 프리미어리그로 바뀐 뒤에는 리그 정상과 인연이 없었다. 선덜랜드는 FA컵 2회, 리그컵 1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1부와 2부 사이에서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던 선덜랜드는 2007~08 시즌 이후 네 시즌 연속 EPL 잔류에 성공하고 있다. 선덜랜드의 별명은 팀명처럼 ‘도깨비 팀’.
2009년 조원희가 위건에 입성했을 때 사령탑을 역임했던 브루스 감독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한국 선수들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덜랜드는 대런 벤트를 애스턴 빌라로 이적 시켜 공격수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나 출신의 아사모아 기안이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임대됐던 대니 웰벡은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복귀할 예정이다. 선덜랜드는 벤트의 이적으로 챙긴 313억원으로 웨스 브라운, 존 오셔, 대런 깁슨(이상 맨유) 등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예고하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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