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
'2020년 매출 85조원, 해외 매출 26조원의 글로벌 톱 5위 전력회사.'
2008년 8월 취임 때부터 '대기업CEO 출신 공기업 CEO'로 화제를 모았던 김쌍수 한국 전력 사장은 이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올해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김 사장은 연초부터 "2020년 비전의 차질 없는 실천과 안정적 전력 공급에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목표는 사장 취임 이후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한전을 탈바꿈시켰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김 사장은 2009년부터 신경영기법인 TDR(Tear-Down& Redesign)을 도입, 142개 과제를 실천해 4,2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다. 또 같은 해 12월 UAE(아랍에미리트)에 해외 첫 원자력발전소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또 수력, 화력은 물론 우라늄, 유연탄 등 자원 확보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 취임 후 사실상 0에 가까웠던 우라늄의 자주개발률은 아프리카와 캐나다에서 잇따라 지분을 인수해 22%까지 끌어올렸다.
한전의 각 사업부는 제2 원전 수주와 유연탄 및 우라늄 자주개발률을 각각 44%, 32%로 높이고 전체 인력의 3%에 해당하는 500명을 글로벌 핵심 인재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원가 이하(정부 원가 추정치의 86%)로 판매되는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연료비에 따라 자동 조정한다는 계획을 7월부터 시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한전은 재도약의 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그 동안 건설, 조달, 물류 등을 개선해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원가를 줄였고,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등 자회사 출자 지분을 20%씩 팔아 부채 규모를 줄이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요금 현실화가 늦어지면서 2009년 6,000억원, 2010년 1조8,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올 1분기에도 9,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2006년 20조원였던 부채는 33조4,000억4원으로 불어났다.
김 사장은 "기업 활동을 지속하려면 해마다 10% 이상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전력 시장 성장률은 앞으로 연 평균 3%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과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김 사장은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 이후 지난달 전국 300여 사업소장과 가진 워크숍에서 "우리의 임무는 좋은 품질의 전기를 고객에게 공급하는 것"이라며 "예방과 정비를 통해 위기에서도 안전하고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라"고 강조했다. 한전은 각 본부 별로 비상발전기를 확보, 정전 때 비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모든 송변전 설비에 대한 내진 설계를 규모 6.3 지진에도 견디도록 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