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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을 향한 새로운 도전/ 건설업계, 건설경기 '안개'…인재경영에서 미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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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을 향한 새로운 도전/ 건설업계, 건설경기 '안개'…인재경영에서 미래 찾는다

입력
2011.06.0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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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 리더들

안(국내 건설)을 봐도, 밖(해외 수주)을 봐도 답답하기만 한 2011년 건설 시장. 몇 년째 살아날 기미가 없는 국내 부동산 시장과 정정 불안으로 해외수주 환경도 어려워 건설업계로서는 그야말로 힘든 한 해다. 건설업계 리더인 주요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당장의 도전 극복은 물론이고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재경영에서 찾는 미래

삼성물산 건설부문 정연주 사장은 도전을 즐기는 경영자로 통한다. 1976년 삼성그룹 입사 이래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한 다수의 성공 사례 때문인데,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일하면서 3,000원이던 주가를 12만원으로 끌어올린 것은 대표 사례다. 2015년 '글로벌 초일류 건설사'목표를 내세운 그는 인재양성을 위해 끊임없는 학습과 토론을 강조한다. 정 사장도 매일 아침 외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솔선수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14조원대 수주를 올린 GS건설 허명수 사장은 올해 경영 모드를 내실경영에서 공격경영으로 바꿨다. 도전의 저변엔 허 사장의 '인재경영'이 있다. 허 사장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젊은 인재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라며, 인재 육성 및 영입에 관심이 많다. 그는 회사가 중점을 두고 있는 해외에서의 성공 역시 기술과 인재의 문제로 보고, 인재 육성 지원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도 인재경영을 중시한다. 산업은행 계열 편입과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낸 직원들의 힘을 기반으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이끌어간다는 구상이다.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3년간 특히 인재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고, 최근에는 입사 시작과 함께 신입사원들을 해외로 보내 직무 훈련을 시키고 있다.

내실경영으로 도약 발판 다진다

업계에서도 특히 내실을 중시하는 대림산업 김종인 부회장은 '풍년 곡식은 모자라도 흉년 곡식은 남는다'는 고(故) 이재준 명예회장의 좌우명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영전략을 중시한다. 주택부문의 잠재부실을 지난해 자진해서 회계에 반영한 것도 외형보다는 실질에 무게를 두는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해욱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전면에 나서는 등 경영권이 오너 3세에게 이양되는 상황도 원만하게 관리해야 하는 김 부회장은 임직원의 화합을 중시하는 리더이기도 하다.

현대산업개발 박창민 사장은 부하 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한다. 79년 입사 이래 건축과 영업을 넘나들며 누구보다도 현장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박 사장은 올 4월 취임과 동시에 불필요한 회의를 최소화하는 대신, 일단 회의가 열리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조직 내부의 의사소통 강화를 위해 '미드 필더 라운드 테이블(Mid-fielder Round Table)'제도를 도입했다. 중간 관리자인 과장 이상 직원으로 구성되는 이 모임은 회사 수뇌부와 수시로 만나 현대산업개발의 장기 성장비전과 진취적 조직 문화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부문 기옥 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손꼽히는 '재무통(通)'이자 해결사다. 아시아나항공 등 경영이 어려운 곳에 재무ㆍ기획담당 임원으로 내려가 경영을 정상화시킨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생의 키를 쥐고 있는 금호산업의 경영을 지난해 중반부터 맡게 된 것도, 주위의 높은 신뢰와 기대를 반영한다. 속단은 이르지만 지난 1년간 금호산업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기 사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킨 것은 훌륭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가장 시급한 문제는 유동성 제고. 김기동 두산건설 사장은 재무구조 개선이란 도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져가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총 5,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충분한 유동성 확보를 통해 회사와 관련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회사 성장의 걸림돌을 없애는 최우선 방법이라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도전하는 해외 시장 확대

31년간 포스코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현장을 누빈 정동화 포스코건설 사장은 2011년을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고 해외시장 개척에 전념하고 있다. 올 1월 에콰도르 플랜트 시공업체인 산토스 CMI사를 인수하는 등 구체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의 43%인 4조9,000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도 정 사장 노력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해외 출장으로 바쁜 와중에도 지난해부터 대한체조협회장을 맡아 체육계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은 해외 진출에서 성장의 답을 찾고 있다. 백화점, 호텔, 제과, 마트, 석유화학 등 그룹 계열사와의 동반 진출?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 롯데그룹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추진중인 65층 주상복합 공사를 시작으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다수의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 상태다.

윤석경 SK건설 부회장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관심이 많다. 기존 해외수주가 플랜트에 치우쳤다면, 건축과 주택, 토목 분야 등으로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친환경 고급 주거단지 건설사업에 진출한 것이나, 1,4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를 수주한 것들이 성과로 꼽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좌우명처럼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은 2015년까지 수주 7조원, 매출 5조원의 글로벌 회사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우건설 출신으로 2000년 한화건설에 영입된 이후 그는 '꿈에 그린'을 고품격 친환경 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도 수시로 강조한다. 최근 이라크에서 72억5,000만달러 규모의 신도시(국민주택 10만 가구) 건설 공사를 수주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싱가포르 위주였던 해외건설 사업을 중동과 아프리카로 넓혀 나갈 방침이다. 최근 현지법인을 세운 리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서 건축을 포함해 환경ㆍ담수ㆍ가스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김 회장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은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해외시장에서 국내 건설사가 살아남는 길은 '명품경쟁력'뿐이라고 강조한다. 저가ㆍ출혈수주로는 얻을 게 없으며, 격(格)에 맞는 고부가가치 건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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