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여야의 대선주자 등 주요 정치인들의 이념 성향을 대부분 중도, 중도보수, 중도진보 등 범(汎)중도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창간 57주년을 맞아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4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들은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인사로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가장 진보적인 인사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꼽았다.
'매우 진보 0, 중도 5, 매우 보수 10이라고 규정할 때 정치인의 이념 성향을 숫자로 평가해달라'고 질문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평가의 평균 수치는 각각 6.2, 6.0으로 집계됐다. 또 이회창 전 대표는 6.4, 유시민 대표는 3.7이었다.
이 전 대표, 유 대표를 제외한 대다수 대선주자는 4와 6 사이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보수에서 중도진보 쪽으로 나열하면 박 전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6.0)에 이어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5.7) 정운찬 전 총리ㆍ오세훈 서울시장(5.6) 김문수 경기지사(5.4) 손학규 민주당 대표ㆍ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4.7)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ㆍ김두관 경남지사(4.4)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4.2) 등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모처럼 이념∙노선∙정책 논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으나 국민들은 주요 정치인들의 노선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평가한 셈이다.
주요 정당의 이념 성향을 조사한 결과 한나라당 6.5, 자유선진당 5.7, 민주당 4.7, 국민참여당 4.0, 민주노동당 3.6, 진보신당 3.5 등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바람직한 노선 변화에 대해 질문한 결과 '중도나 진보 쪽으로 이동'을 선호한 의견이 73%에 이르렀다. 민주당의 노선 변화에 대해서는 '중도나 보수 쪽으로 이동'(37.0%)과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31.1%) 등의 의견이 비슷하게 나왔다.
내년 총선에서의 지지 후보를 질문한 결과 야당 후보라는 응답이 52.6%로 한나라당 후보라는 대답(32.7%)보다 19.9% 포인트 많았다. 내년 대선에서도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9.5%로 한나라당 후보 지지 답변(34.0%)보다 훨씬 많았다. 반면 대선주자 지지도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36.2%)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렸고, 2위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9.7%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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