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부상 치료 차 출국한 틈을 타 반정부 성향의 예멘 주요 부족들이 주요 도시들을 장악하는 등 정부군과 주요 부족 무장 세력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CNN은 7일(현지시간) 총기로 무장한 예멘 주요 부족들이 제2의 도시 타이즈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타이즈는 2월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된 이후 반정부 시위의 주요 거점이었다. 이날 타이즈에서는 정부군과 주요 부족들이 민주화 시위 발발 이후 가장 격렬한 접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은 총기로 무장한 400명 이상의 부족 출신 대원들이 타이즈에 진입해 치열한 교전 끝에 도시를 차지했고, 정부군은 이를 다시 탈환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예멘 정부군과 주요 부족간 충돌은 타이즈뿐만 아니라 수도 사나, 아비안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예멘 남부에선 테러단체들이 활보하며, 예멘 전체가 무정부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이날 새벽 남부 도시 아비안에서는 정부군과 아라비아반도 알 카에다의 교전이 발생, 알 카에다 지도자 1명을 비롯 30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편 하시드족의 공격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 중인 살레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미 정부 관계자는 7일 살레 대통령이 몸 전체의 40%에 화상을 입고 호흡곤란증세까지 보이는 등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사우디의 한 관리는 8일 "살레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안정적"이라며 "성형수술 날짜를 잡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측은 당초 살레 대통령이 2주 내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귀국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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