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8일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박 전 대표가 동생 박지만씨의 삼화저축은행 로비 연루설에 대해 전날 "본인이 아니라고 확실히 밝혔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고 일축한 게 발단이 됐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반 국민도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끝인가 아니면 박지만씨에게만 적용되는 특별한 법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박 전 대표의 끝없는 특권 의식을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여의도 선덕여왕'은 동생이 말했으니 그것으로 끝이라고 하면 그만인가"이라고 비판했다.
"본인(박지만)이 확실히 밝혔다"는 언급도 공격 소재가 되고 있다. 실제 한 친박계 의원이 박씨의 언급을 전언 형태로 6일 언론에 전달한 게 전부였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박지만씨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박 전 대표가 '본인이 밝혔다'고 말한 부분이 누나인 자신에게 전화로 얘기한 것을 뜻한다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생각은 참으로 오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정책위의장도 "박지만씨는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검찰에 출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의 공세에 대해 친박계는 발끈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날 민주당의 잇단 의혹 제기에 대해 "박 전 대표를 공격하고 싶으면 본인을 상대로 해야지 가족을 자꾸 건드리면 비열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연루자가 많은 민주당은 많은 말로 변명해도 의혹이 남겠지만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긴 말이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지만씨가 강남구 청담동 W차이니스 레스토랑에서 신 명예회장을 만날 때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외에 권재진 민정수석과 민병환 국정원 2차장도 함께 회동을 가졌다는 제보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황식 총리는 "처음 듣는 내용인데, 누구누구가 모였다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권 수석은 "신 회장이 누군지 알지 못하고, 그런 자리에 간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민 차장 측도 "박지만, 신삼길씨를 만난 적도 없고 (이 의원이 언급한) 음식점도 모른다"고 일축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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