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좋은 출발을 했고 앞으로도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한국지엠은 요즘 자신감이 넘친다. 5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늘어나고 2개월 연속 수입차를 제외한 국내시장 점유율 10%를 넘긴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 도입한 브랜드 쉐보레가 한국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쉐보레 브랜드 도입 100일을 일주일 앞둔 2일 서울 한국지엠 본사 인근의 한 호텔에서 안쿠시 오로라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쉐보레 브랜드는 올해로 100주년"이라며 "한국에서 쉐보레의 찬란한 미래를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 브랜드를 출시한 지 100일밖에 안 됐지만 설문조사 등을 보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걸로 나옵니다. 이에 더해 스타일과 신뢰할 수 있는 퍼포먼스(성능),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고객의 요구(니즈)를 충족하는 브랜드로 각인 되길 바랍니다. 이를 기반으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생각입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 도입 이후 지금까지 4대의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쉐보레가 글로벌 브랜드이기 때문인지 수입차로 여겨지기도 한다. 오로라 부사장은 "한국 고객에게 특별한 이미지를 갖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쉐보레는 한국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개발ㆍ생산 돼 세계 시장에 판매되는 크루즈의 경우 쉐보레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입니다. 지엠 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차로 평가되는 스파크도 한국에서 디자인, 엔지니어링 돼 만들어지고 있죠. 한국은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중요합니다."
오로라 부사장은 "한국 고객에게 더 특별한 의미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이례적으로 '쉐비케어 3-5-7'이라는 서비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전차종을 대상으로 ▦3년간 4회 엔진오일 등 소모품 무상교환 ▦5년 10만㎞ 보증 ▦7년간 24시간 무상긴급출동 서비스 제공하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평생 타는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첫 구매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 중고로 판매할 때도 충분한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브랜드의 진정한 힘이고 성공의 중요한 요소지요."
자동차에 관한 한 한국 고객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한국지엠에 부임한 오로라 부사장에게는 낯선 환경일 수 있다. 하지만 인도 출신인 오로라 부사장은 "한국과 인도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 내구성을 모두 요구합니다. 연비도 중요시 하죠.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 활용도도 높아 구제적인 정보ㆍ지식을 기반으로 차를 구매합니다. 그만큼 까다롭다는 뜻이겠지만 우리는 다양한 신차 출시로 목표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오로라 부사장은 "고객에게 시승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시승해 보면 그 동안 들어왔던 것,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차는 열정과 실용성의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쉐보레를 통해 운전자가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다, 삶의 다음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해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가 생각하는 열정입니다. 이에 더해 신뢰할만한 성능과 최고 품질을 제공하는 게 실용성이죠."
자신의 드림카는 1966년산 콜벳 스팅레이라는 오로라 부사장. 그는"중요한 것은 자동차도 제품이라는 점"이라며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차에 반영할 수 있는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쉐보레의 마라톤이 시작됐다는 오로라 부사장은 "가야 할 길이 먼데, 고객들이 지원해줘야 긴 여정을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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