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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어떻게 삼성에서 이런 일이" 격노…삼성테크윈 무슨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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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어떻게 삼성에서 이런 일이" 격노…삼성테크윈 무슨 잘못했나

입력
2011.06.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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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됐다.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격노했다. 계열사인 삼성테크윈의 내부 비리를 보고 받고서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으로부터 삼성테크윈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각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 회장은 특히 "전 구성원에게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 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며"해외 잘나가던 회사들도 조직의 나태와 부정으로 주저 앉은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3월부터 2개월간 그룹 내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으로부터 강도 높은 내부감사를 통해 비리가 적발됐고, 오창석 사장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8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회장이 대노하면서 계열사 대표까지 물러나게 한 삼성테크윈에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삼성측은 삼성테크윈의 내부 비리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일일이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면서도 "사회적 통념상 크지는 않더라도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적발된 내부 비리를 발표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사고 원인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정황을 볼 때, 납품 등과 관련된 협력사와의 부당 거래나 특혜 의혹과 연관된 사안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화두로 제시된 상황에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부정이나, 이와 관련된 사안이 외부로 공표될 경우,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해온 삼성과 이 회장에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 초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 하례회에서 "대통령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을 얘기했는데, 나는 예전부터 (그것에 대해) 떠들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도 "최근 발생한 'K9 자주포' 납품 비리나 내부 기밀 유출 등은 아니다"며 "사규에 위배되는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대내외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K9 자주포 결함 사건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삼성테크윈 임직원들이 금품과 관련된 협력사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그룹 내 경영진단과 더불어 감사 체계 기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사내 감사체계에 대한 재정비를 지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우수한 감사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감사 책임자들의 직급도 높이고 인력을 늘리고 자질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감사 조직을 회사 내부에서 완전히 별도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내부 감사 시스템을 독립적이면서도 상시 가동이 가능한 조직으로 운영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경영진단도 강화될 뿐만 아니라, 모든 삼성 계열사의 윤리경영도 더 강력하게 실천에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내 계열사들은 준법경영 선포식을 갖는 등 회사 내 비리 부정에 대한 근절 의지를 천명했었다. 이 회장은 평소 클린 경영을 바탕으로 위기론을 강조해 왔음에도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큰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사회 통념으로는 별것 아니라고 할지라도 삼성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아무리 작은 부정도 용납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자부심으로 여겼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개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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