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조작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씨 기획입국설의 근거였던 김씨 수감동료의 편지 논란(본보 3월11일자 2면)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직접 편지를 썼다고 주장하는 신명(50)씨는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아 홍준표 한나라당 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8일 안산단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신씨는 7일 오전 경찰서를 찾아 고소장과 A4용지 4장 분량의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증거자료는 기획입국설을 뒷받침했던 편지와 홍 전 최고위원이 얼마 전 언론과 가진 인터뷰 기사 스크랩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최고위원은 신씨가 편지 작성자라고 밝히고 나선 올해 3월 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법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책임지겠다. 전과자가 감형 안 해준다고 아마 엉뚱한 소리를 하는 모양인데 거짓말했으면 그쪽에서 했겠지 내가 했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신씨의 고소장에는 '감형은 우리가 먼저 요청한 게 아니고 편지조작을 요구한 쪽에서 제안한 것인데 홍 전 최고위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 조사를 마친 안산단원서는 피고소인 주소지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이라 사건을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송할 예정이다. 안산단원서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는 사건 이송 전 절차"라며 "오늘 이송하면 3~4일 뒤 영등포서에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경준씨 기획입국설은 BBK 의혹이 불거진 2007년 대선 전 홍 전 최고위원의 폭로로 촉발됐다. 김씨와 1년 가까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먼저 국내로 송환된 신명씨의 형 신경화씨가 김씨에게 보냈다는 편지도 이때 공개됐다. 하지만 신명씨는 올해 초 "형의 감형과 미국 이송 등을 (누군가) 약속해 형을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고민 끝에 (조작된 내용의 편지 작성을) 수락했다"며 배후세력의 존재에 대해 언급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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