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파문으로 낙마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크리스틴 라가르드(55) 프랑스 재무장관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라가르드 장관은 이미 유럽(IMF 지분율 35.6%)과 미국(16.8%)을 비롯한 주요8개국(G8)의 지지를 확보했다.
세계를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라가르드 장관은 브라질에 이어 7일(현지시간) 인도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프라납 무크헤르지 인도 재무장관은 "(지지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며 브라질과 같이 유보적 입장을 취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반대 의사를 표하지도 않았다. 라가르드는 8일 브릭스(BRICs)의 핵심인 중국을 방문했다.
라가르드에 맞선 후보는 아구스틴 카르스텐스(53)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다. 개발도상국 대표 후보를 자임하고 있는 그는 8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신흥시장 국가들이 단결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영영 얻지 못할 것"이라며 반유럽 정서를 자극했다. 카르스텐스는 "유럽은 자신들의 재정 상태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부터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유럽의 약점인 금융 건전성을 건드리기도 했다.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IMF 총재는 구제금융 등의 수단을 통해 전 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규정상 24개국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가 총재를 선출토록 돼 있지만, 실제론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를 맡고 IMF 총재 자리는 유럽이 독식하는 '권력 분점'이 유지돼 왔다. 1945년 설립 이후 프랑스 4명, 스웨덴 2명,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가 각각 1명씩 총재를 배출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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