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남북 통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 붕괴로 인한 갑작스럽고 불가피한 것이라면 그 파장은 전혀 다른 성격일 수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붕괴와 같은 급변 사태의 원인 시나리오로 중 가장 유력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 이상이다. 특히 북한 후계자로 결정된 김정은의 나이가 아직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김정일 사망은 북한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김정은 후계구도에 불만을 품은 군부 세력의 쿠데타로 인한 체제파탄도 상정해볼 수 있다. 올 초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을 휩쓴 민주화 혁명의 기운이 북한에서도 피어올라 현 체제를 무너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정치ㆍ군사적 위기감 고조와 함께 경제 불안이 우선적으로 엄습해 올 것이다. 좌ㆍ우 이념 대립이 심한 정치권에서 북한 해법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자국 이해관계에 따라 집요한 간섭으로 우리의 통일을 가로막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군사대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면 주식과 채권 시장은 붕괴 수준의 폭락과 폭등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 한국의 국가부도위험이 치솟아 외국 및 국내 금융기관들이 투자금과 대출금 회수에 나서면 제2외환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백두산 대폭발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해선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백두산에서 이산화황 가스가 대량으로 방출됐으며, 지금도 분화의 전조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구체적 사례까지 제시됐다. 중국 화산 학자들은 2014~15년 폭발 가능성을 점치며 백두산이 중국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백두산이 대폭발을 일으킬 경우 남한까지 직접 피해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1702년 있었던 백두산의 분화 규모는 전 세계 항공편 30%를 결항시켰던 지난해 4월 아이슬란드 화산보다 10배 가량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백두산 화산 폭발은 홍수, 화재, 지진, 화산재 분출 순으로 주변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화산이 폭발하면 우선 20억t에 달하는 백두산 천지의 물이 쏟아져 내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마그마가 차가운 물과 만나면서 급랭, 마치 '팝콘을 튀기듯' 부피가 팽창돼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부석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남한에도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국내 한 연구진의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백두산 화산폭발 하루 만에 강원도와 경북은 물론 경남지역까지 화산재로 뒤덮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산재 일부는 하늘로 올라가 성층권에서 1년 이상 머물면서 지구 전체의 평균 기온을 2도 이상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한다.
■한반도 지진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국내에서도 지진과 쓰나미 피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내 지진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도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선 월성과 고리에서의 대규모 지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반도 역시 일본과 같은 원전 사고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국제
■핵 테러-알카에다 보복땐 인류 대재앙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주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제거됐지만 국제사회를 겨냥한 테러 위협은 여전하다. 미국 9ㆍ11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알 카에다가 핵을 얻기 위해 움직인 정황도 확인된 터다. 빈 라덴 사망에 따른 알 카에다의 핵 테러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핵 테러가 일어난다면 인류에겐 '재앙'이 될 것이다.
■3차 세계대전-발발한다면 중동지역 가능성
제3차 세계대전은 일어날 것인가. 미국인 10명 중 6명이 "발발할 것"이라고 답한 조사결과에서 보듯 가능성은 다분하다. 그리고 일어난다면 현재로선 중동지역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올 초부터 시작된 민주화 혁명으로 격변기를 맞고 있는 중동지역의 이슬람 문명과 서구 문명이 충돌할 경우 유가상승 등 경제적 파장이 미칠 뿐만 아니라 세계질서의 흐름까지도 뒤바뀔 수 있다.
■2차 금융위기-美누적부채 14조弗 법정상한
2008년 세계경제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마음껏 찍어낼 수 있는 미국이라 더욱 그랬다. 그로부터 2년 반이 지난 지금 미국의 누적 부채는 14조달러를 넘어 부채 법정상한 한도에 도달했다. 곳곳에서 세계 최강국 미국이 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국가들의 디폴트 위기가 제2차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토네이도·이상한파·폭염 잇달아
영화에서만 보던 기상재해가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미 중서부 지역을 휩쓴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는 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겨울 이상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은 반면 일본은 지난해 100년만의 폭염에 시달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은 전세계적 현상이다. 언제 어디서 대형 재난이 덮칠지 모를 정도로 온 인류가 자연재해에 노출돼 있다.
■물 부족-2050년 전세계 인구 2/3가 고통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선 매 1분마다 어린이 한 명씩 실명한다고 한다. 급속한 사막화로 인한 물 부족과 모래바람으로 인한 것이다. 아프리카 어린이 200만명이 실명한 상태라는 보고서도 있다. 그러나 물 부족은 더 이상 아프리카 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5년에 52개국 30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2050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UN은 전망했다.
■신종 유행병-사스·신종플루 다음엔 무엇이…
의료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유행병은 주기적으로 인류를 위협해 왔다. 2년 전에는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법석을 떨었다. 2003년에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면서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모두 인류의 삶을 뒤바꿀 수 있는 전염병들이다.
■中 민족갈등-내분 넘어 세계가 지각변동
세계 제2위 경제 강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넓은 땅덩이만큼 민족갈등이 심하다. 중국 인구의 92%는 한족이지만, 중국 내에는 한족 외에도 56개의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신장 위구르와 티베트 문제는 중국내 민족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90년대 중반 미 국방부에선 '중화민족주의'를 주장하는 지도자의 출현으로 중국이 분열되는 시나오리가 제시되기도 했다. 중국이 민족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분열할 경우 또 한번의 전세계적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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