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전ㆍ현직 경제부처 장관들을 투수에 빗대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자신은 '구원투수'에 비유했다. "선발 격이었던 임태희 전 장관이 너무 빨리 내려간 상황에서 등판했으나 미처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떠났다"는 게 그의 평가. 취임 당시 복수노조와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같은 굵직한 제도들이 막 도입된 '살얼음판 리드' 상황이었는데 이달 물러날 때까지 이를 미처 안정시키지 못하고 퇴임해 굳이 표현하자면 "홀드 정도 했다"고 그는 말했다.
재정부 장관으로는 "윤증현 전 장관이 이미 3회부터 7회까지 훌륭히 막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롱 릴리프였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제가 마무리 투수로 오른 셈인데 행여 '블론 세이브'(역전을 허용해 경기를 내 주는 것)라도 하지 않을까 늘 걱정"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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