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는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대출 등을 통한 은행권의 외형 확장 경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 감독당국이 영업점 평가 항목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과 농협 등 6개 시중은행의 수석 부행장 및 전략담당 부행장 등을 불러 하반기 영업점 경영성과평가(KPI) 기준 마련 때 외형 성장과 관련된 항목을 손질토록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분기 은행의 영업결과를 분석한 결과, 과당경쟁 가능성이 있었다"며 "하반기 경영성과평가 조정 시기에 맞춰 외형 관련 평가 항목을 손보도록 당부했다"고 말했다. 대출과 수신, 펀드, 보험상품판매(방카슈랑스), 카드, 퇴직연금 판매가 해당 지점이나 직원 평가에 반영되는 비중을 줄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실무작업반(TF)을 구성해 관련 방안 연구에 착수했다. 특히 대출과 수신의 평가 배점을 종전보다 10점씩 줄여 각각 110점과 70점으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퇴직연금과 카드 부문의 배점을 줄이는 것도 논의 중이다.
신한은행도 영업점 위치와 고객 특성에 따라 매출 차이가 있는 것을 감안해 방카슈랑스와 펀드 항목의 배점 삭감폭을 영업점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우리은행과 하나, 기업은행 등도 비슷한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관련 평가 배점이 줄어들면 영업점 직원들이 이전보다 대출영업을 자제하게 돼 서민들 입장에선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더라도 대출한도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