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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기 사회인 야구대회/ 평균 54.6세, 봉황기 1승에 도전하는 '충암 템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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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기 사회인 야구대회/ 평균 54.6세, 봉황기 1승에 도전하는 '충암 템페스트'

입력
2011.06.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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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세상은 늙었다고 말을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즐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팔순의 나이에도 정치가로 전 세계를 누볐다.

처칠은 정치를 했지만 이들은 야구를 즐긴다. 평균연령 54.6세의 야구팀이 2011 봉황기 전국사회인야구대회에 명함을 내밀었다. 야구팀 이름은 ‘충암 템페스트(Tempest) 야구단’. 열렬하게 야구를 사랑한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템페스트 야구단은 2008년 7월 창단됐다. 사회인야구팀으로는 드물게 순수 고교 동문팀이다. 임춘한 감독과 세 명의 코치 모두 충암고 졸업생. 충암고는 조범현 KIA 감독을 비롯해 심재학 넥센 타격코치, 유지현 LG 타격코치, 조성환(롯데) 등을 배출해낸 고교야구의 명문이다.

템페스트 야구단의 최고령은 60세의 차준하 단장이다. 김영재(40)씨가 팀의 막내. 사회인 야구팀으로는 평균연령이 64세인 ‘노노야구단’에 이어 가장 지긋한 선수들을 보유했다. 그래도 이들은 “우리는 할아버지팀이라고 불리는 걸 대단히 싫어한다”고 잘라 말한다.

템페스트 야구단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단 주변의 반대가 심했다. 아내는 “나이에 맞는 운동은 따로 있다. 야구는 정말 아니다”며 만류했고, 자식들까지도 “다치기라도 하면 큰 일이다. 공연히 엄마를 괴롭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손수 빨래를 해도 몸에 피멍이 들어도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식지 않았다.

이 팀에서 선수출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고교시절에는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뽐냈다고 하더라도 모두 다 예전 일이다. 연습하면서 다친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하면서도 주말이 되면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주중에도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이제는 어느 팀 못지 않게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고 이들은 자부한다.

팀의 에이스는 장성준(51)씨. 장 씨는 이미 이번 대회의 1회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그는 사회인야구팀에서 보기 드문 왼손 투수로 185㎝가 넘는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직구가 일품이라고 동료들은 입을 모은다.

템페스트 야구단은 창단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아 입상 경력이 없다. 지난해 머니투데이 사회인야구대회에 참가했지만 예선 탈락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1승이다.

탬페스트 야구팀 운영위원인 안희진(56)씨는 “전국 단위의 사회인야구대회에 참가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승패에 집착하기 보다는 뜻 깊은 대회에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겠다. 우리 팀은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우선이다”고 밝게 웃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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