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홈에서 치른 A매치에서 3연승을 거두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준비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조광래호’는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을 끝으로 태극 마크를 반납한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4ㆍ알힐랄)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높은 조직력을 선보였다. 4-1-4-1 포메이션이 전술 기본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늘어나며 전술 옵션은 더욱 풍부해졌다.
박지성, 이영표 그립지 않다
3일 세르비아, 7일 가나전(이상 2-1)은 내용을 떠나 결과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닌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후 처음 치른 터키전에서 대표팀은 0-0으로 비겼지만 내용 면에서 밀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빈 자리가 커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세르비아), 15위(가나)의 강호를 상대로 2-1로 승리를 거두며 ‘박지성, 이영표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 상승이 가장 큰 소득이다. 조광래 감독은 가나전 승리 후 “변화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전술적으로도 박지성, 이영표의 빈 자리를 메울 해답을 찾아냈다. 김영권(21ㆍ오미야)은 세르비아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이영표 후계자’ 자리를 확실히 했다. 지동원(20ㆍ전남)은 가나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구자철(22ㆍ볼프스부르크)의 결승골 발판을 만드는 대활약으로 ‘포스트 박지성’의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전술적 메뉴 더욱 풍성해졌다
‘조광래호’는 출범 초기 3-4-2-1 포메이션을 전술 틀로 삼았다. 지난 1월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4-2-3-1 포메이션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지동원이 원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3월 온두라스전(4-0) 부터는 4-1-4-1 전형으로 탈바꿈했다. 결과는 대성공.
기성용(22ㆍ셀틱)이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기대 이상으로 잘 수행해내며 공수의 밸런스가 한결 좋아졌다. 기성용은 ‘조광래호’의 성공적 변신에 으뜸가는 공을 세웠다. 조 감독으로부터 ‘투사’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2선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했고 가나전에서 지동원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공격의 시발점 노릇도 훌륭하게 해냈다.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이용래(25ㆍ수원), 김정우(29ㆍ상주 상무), 기성용의 중원 삼각 편대가 자리를 잡음에 따라 ‘조광래호’는 중앙 미드필더의 배치 형태에 따라 경기 중에도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지동원은 왼쪽 측면에 나서지만 최전방의 박주영(26ㆍAS 모나코)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마련한다. 가나전 전반 막판에는 지동원이 최전방에 서고 이청용(23ㆍ볼턴)이 왼쪽,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 서는 위치 변화도 있었다. 축구대표팀은 8월10일 일본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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