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은행'.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를, 이름처럼 윤리적인 사업에 예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 육성의 계기로 삼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심상달(사진) 명예연구위원은 7일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발달하고 있는 윤리은행(ethical bank)이 활성화되면 재무적 수익은 물론 당면한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에 따르면 윤리은행은 예금을 받아 사회 공동체와 환경보전에 도움 되는 건전한 사업에 빌려주는 신개념 금융기관. 1990년대 이탈리아에서 정식 금융기관 인증을 받은 '방카 에티카'가 시초로, 선진국에선 대부분 저축은행 형태로 운영된다. 사회적 기업도 계속 사업을 이어가려면 일회성 지원보다 대출을 받아 수익을 내고 원리금을 상환하는 시장논리를 따라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우리나라 105개 저축은행 가운데 사회ㆍ환경적 목적의 대출 및 투자에 쓸 것을 약속하고 예금을 받는 은행은 거의 없다. 그나마 2008년 '사랑이 있는 은행'을 모토로 출범한 W저축은행이 ▦경쟁력 있는 키코 피해기업 등에 추후 주식취득 권리를 약속 받고 자금을 대출해 주거나 ▦상환을 빨리 할수록 이자를 낮춰주는 저신용자 대출 등으로 성과를 거둔 게 유사사례다.
심 위원은 "서민ㆍ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저축은행의 당초 설립 취지를 살리려면 최근 부실사태를 맞은 저축은행들을 윤리은행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며 "인수ㆍ합병(M&A)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을 윤리은행 운영 의지가 있는 사모펀드나 대주주에게 넘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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