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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경제 '좌파 블록'에 힘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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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경제 '좌파 블록'에 힘 실린다

입력
2011.06.0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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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페루에서 36년만에 좌파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이 지역 경제블록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도좌파정권 4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이 참여하고 있는 경제블록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급부상 전망에 힘이 실린다. 오얀타 우말라(48) 페루 대통령 당선인도 대선 전부터 메르코수르 가입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터다.

현재 남미에선 메르코수르와 함께 안데스공동체(CAN)가 양대 경제블록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태평양 인접 4개국이 참여하는 태평양협정이 출범한 상태다. 페루는 CAN과 태평양협정 두 곳 모두에 가입돼 있지만, 우말라의 당선으로 메르코수르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페루가 메르코수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었다.남미 경제블록 힘의 균형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우말라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7월 28일 취임 전 브라질 방문을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초청은 역내 경제협력 논의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은 메르코수르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우말라 당선인 역시 대선 직전인 지난 5일 브라질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가장 먼저 브라질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언론들은 페루가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와 함께 태평양협정에 참여한 것에 대해 우말라 당선인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평양협정 참여국 중 페루를 제외한 3개국에는 모두 우파 정권이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태평양협정이 메르코수르와 이념적으로 대척점을 형성하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협정은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수출규모 면에서 메르코수르 보다 규모가 커 페루가 실제 이탈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또 중남미와 카리브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출범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가 주도하고 있는 CELAC에는 33개국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좌파 정권의 탄생은 장기간 우파가 집권해 온 페루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정책과 배치되는 급진적 개혁들이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우말라는 대선 캠페인 기간 외국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광산업의 재분배와 페루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원점 재검토 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좌편향적 공약에 대한 국내ㆍ외 우려가 높아지자, 기존 재정정책과 FTA를 존중하겠다며 수정된 입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주가가 20년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한 것도 이런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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