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의 저자 헤르만 지몬 독일 마인츠대 교수는 7일 "작지만 강한 기업인 '히든 챔피언'이 세계의 혁신과 동반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몬 교수가 만든 용어인 히든 챔피언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력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3위 이내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중견ㆍ중소기업이다.
그는 이날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이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연 '글로벌 R&D 포럼 2011'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중소기업이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몬 교수는 "히든 챔피언은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혁신을 추구해 R&D 효과가 대기업보다 5배 높으면서도 비용은 상당히 낮다"고 강조하고 "이들 회사가 R&D와 제조를 신흥시장으로 재배치하면서 글로벌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혁신과 동반성장에서 이들 히든 챔피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물리학자이자 '그래핀'연구의 선구자인 김필립 교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우리나라는 R&D가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당장 돈이 안되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대학이나 벤처회사 등이 R&D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R&D를 기획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는 게 문제"라며 "과제의 10%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실패해도 '좋은 시도였다'라고 격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연구 과제가 계획대로 성과를 못 내도'실패(Fail)'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상을 받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연구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과학 저변을 넓히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하면 언젠가는 수상자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지몬 교수와 김 교수 외에 조지 화이트사이즈 미국 하버드대 명예교수,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 라울 클링너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디렉터 등 전세계 과학자 500여명이 참석해 R&D를 통한 동반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한편, 행사장에는 스마트 선박과 각종 로봇, 4세대 이동통신기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T-50 고등훈련기 등 정부가 추진해 온 R&D 사업의 성과물도 전시됐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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