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사비 불법 집행, 야구부 운동장 사용료 횡령, 교사채용 관련 서류 무단 폐기, 교원 인사위원회 회의록 허위작성, 학교 예산으로 설립자 묘소 참배 경비 집행, 성적우수생 특별반 편법 운영….
충암초중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충암학원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특별 감사 결과, 무려 32건의 백화점식 비리가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비리의 책임을 물어 재단 이사장 등 이사회 임원 10명 전원에 대해 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충암중고 교장 등 관련 교직원 10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충암중학교는 2009년 창호공사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공사 계약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8,037만원을 빼돌렸고, 충암고는 2008~2010년 14명의 교사를 채용하면서 문제지와 평가지 등 전형의 공정성을 증명할 자료를 불법으로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재단 이사장의 운전사 인건비를 학교 예산에서 집행했고, 이사장의 차남인 행정실장은 잦은 해외여행을 가는 등 실제 업무를 하지 않고 명목상으로만 직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40~50명의 교사들로 하여금 매년 1~2회씩 학교 설립자 묘소를 참배하게 하고, 1,137만원의 소요 경비를 학교 교수학습활동비 예산에서 교직원 체육대회 및 등반대회 경비 명목으로 부당 집행한 사실도 적발됐다.
2008~2009년엔 학교 야구부의 훈련을 위해 서울시내 한 대학교 운동장을 사용하면서 사용료 800만원을 회계 처리 과정 없이 현금으로 대학 야구부 감독에게 지급한 사실과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도 밝혀졌다.
시교육청은 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 관련 교직원 29명에 대해 중징계 등의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고, 불법 집행한 공사비와 목적 외 사용된 학교 예산 등 총 4억7,000여만원을 회수ㆍ보전 조치하도록 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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