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던 회사가 개발한 오토바이의 핵심기술을 중국 경쟁사로 빼돌린 국내 유명 오토바이업체 전 대표이사 등 15명이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공조수사로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7일 오토바이 엔진 등 제조기술 11개 기종을 몰래 빼내 그 일부를 외국업체에 넘겨주고 그 대가로 31억2,000만원을 챙긴 창원공단 오토바이 생산업체 A사의 전신인 H사 전 대표이사 이모(59)씨와, 같은 회사 전 기술연구소장 허모(48)씨, 기술연구소 부장 이모(46)씨 등 4명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A사가 중국 오토바이업체 B사와 합작설립한 C사의 전 총경리(대표이사) 유모(69)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영장을 신청하고 A사의 전ㆍ현직 직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와 유씨는 H사가 30여년에 걸쳐 개발한 오토바이 11개 기종의 엔진 제작도면 등을 2007년 말부터 2010년 초까지 빼내 이 가운데 250㏄ 등 2개 기종의 엔진 제조기술을 중국 B사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와 유씨는 H사가 2007년 3월 국내 다른 그룹에 인수합병되면서 자신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자 창원시내에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뒤 기술자료를 몰래 빼내고 퇴사한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입사시키는 방법으로 기술을 확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중국업체로 유출된 오토바이 관련 기술은 모두 2,895종에 1만6,180개 파일에 달하며 피해금액은 7,500여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B사는 자체기술로 배기량 125㏄ 오토바이밖에 만들지 못했으나 기술을 넘겨받은 뒤 250㏄ 오토바이를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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