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체험학습은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박물관, 역사 유적, 생태 공원 등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다는 점에서 학습 효과가 크다. 특히 수업시간에 교과서, 참고서를 통해 배운 역사, 과학, 자연생태, 문화, 환경 등의 내용을 살아있는 지식으로 바꿀 수 있어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체험학습은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보호자 동의를 얻어 교외 체험학습을 허가할 수 있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학칙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수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체험활동들을 창의적 체험활동 관리 사이트인 ‘에듀팟'(www.edupot.go.kr)에 기록해 입시에도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엔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체험학습이 주제별, 지역별, 전문단체별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역사체험(구석기 축제, 역사학자와 함께 문화유산 찾아가기), 사회과 체험(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 현장체험, 하수처리 과정 체험), 진로 체험(야생동물 진료 체험), 생태 체험(갯벌 학습 교실), 예술 체험(공연보고 기획하기) 등 체험학습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사전 준비와 계획, 실행, 마무리까지 야외 체험학습 요령을 안내하다.
▦장소선택-아이들의 흥미와 진로 고려
목적 없이 장소만 옮겨 다니며 다양한 분야의 견문을 넓히는 것보다는 관심 있는 한 가지 테마를 정해 진행하는 게 현명하다. 단순하게 많이 돌아다닐 경우 아이들이 듣고 느낀 경험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없다. 교육적 효과를 생각한다면 평소 자녀가 관심을 갖는 분야를 고려해 장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우주에 관심을 갖는 아이라면 각종 과학전시관에서 운영하는 항공우주 과학교실, 천문대, 로봇박물관 등을 수준에 맞게 심화시켜 현장 체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 테마를 미리 체험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다면 서울대 의학ㆍ치의학ㆍ간호학 박물관이나 허준 박물관 등을 찾아가는 식이다. 한국의 근현대 의학사와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어린이들을 위한 동의보감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준비-기초정보 수집과 일정 체크
장소를 정했으면 인터넷을 통해 안내자료, 지도, 활동 프로그램, 교통편, 비용, 인근 숙박현황 등 관련 정보를 모아야 한다. 박물관에서는 전시물을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요 기획 전시 내용에 따라 특정 요일이나 계절에 맞춰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자녀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 프로그램이 무엇이 있는지, 자녀에게 적합한 활동인지 확인하고, 미리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체험학습 장소의 지도와 안내 자료를 참고로 해 주요시설물과 프로그램 운영 장소 등을 고려해 이동 경로를 짜야 한다. 초등학생의 경우 지나치게 일정이 빡빡하거나 이동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 지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준비물을 최소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체험 학습을 한 뒤 결과물을 가져올 주머니나 가방 등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장소에 따라 지도, 인터넷 안내 자료, 필기도구, 카메라, 우비, 보조가방, 여벌의 옷 등을 챙겨야 한다.
▦체험-듣고, 기록하고, 사진찍고
역사, 과학, 환경 체험 프로그램 등에는 담당 전문가가 배치돼 있다. 이들은 책, 안내 자료에는 없는 에피소드나 체험학습에 도움이 되는 팁들을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생들은 사진 찍는 데 몰두해 현장 해설을 듣지 않는 경우가 있는 데 일단 전문가의 해설에 집중한 뒤 중요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 좋다.
체험학습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기록하되 해설사가 말하는 모든 내용을 적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내용을 요약해 집으로 돌아와 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를 잘 작성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해설을 잘 들은 뒤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현장의 자료는 카메라로 찍되 그림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그림은 자신만의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좋은 자료가 된다. 또한 현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나 음성자료는 녹음해 두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 등으로 녹음한 뒤 음성파일로 정리해 작성한다면 음성, 그림, 문자 등이 혼합된 특화된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
▦보고서 작성-일기, 수필, 기행문, 기사문 등 다양하게
체험학습을 다녀온 뒤엔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나 소감 등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정해진 양식은 없으므로 주제나 체험학습 장소 등의 특징에 따라 형식을 택하면 된다. 사진, 안내도, 체험 결과물 등을 파일로 정리해 첨부 자료로 활용하고, 이동 경로를 기준으로 제목과 목차, 지도 등을 정리하면 체험 학습의 전체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이나 의문점을 정리하면 이와 연계된 다음 체험학습을 계획할 수 있다.
도움말=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