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인천항에 입항하는 국제 호화 크루즈선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항에 크루즈 전용터미널이 없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6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최근 인천항에는 방사능 피폭 위험이 있는 일본을 피해 들어오는 국제 크루즈선들이 늘어나면서 때 아닌 크루즈 관광붐이 일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부산~일본으로 코스를 잡았다가 상하이~제주도~인천으로 변경하는 크루즈선이 최근 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올해 초 인천항에 19척의 크루즈가 입항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대지진 이후 인천항 기항이 늘어 현재 입항이 확정되거나 진행된 선박은 30여 척에 이른다"고 말했다.
인천항 시설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인천에는 국제여객터미널이 두 곳 있다. 중구 연안부두에 제 1국제여객터미널이, 내항 1부두 쪽에 제 2여객터미널이 있다. 하지만 크루즈 전용부두는 전무하고, 관련 인프라도 절대 부족하다. 화물선이 주로 이용하는 부두에 임시 접안하다 보니 쇼핑ㆍ편의시설은 전무하고 각종 화물과 컨테이너만 가득 쌓여 있다.
크루즈 자동출입국 심사대도 없다. 배에서 여객터미널까지 거리가 멀어 우리 출입국 담당 관계자가 선박에 올라가 입국 처리를 하고 있다. 입국 후에는 배 앞에서 버스를 댄 뒤 관광지까지 승객을 실어 나른다.
인천항만공사는 당초 4,3000억원을 들여 2014년까지 인천 송도국제도시 서쪽에 크루즈선도 입안할 수 있는 남항 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민간사업자가 최근 참여를 포기하면서 사업이 전면 보류됐다.
이에 따라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는 최근 인천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국토해양부와 국회에 보냈다. 협의회는 건의문에서 "선박의 대형 추세와 미래 부가가치산업으로 부상한 해양 레저 및 크루즈 산업을 위해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을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실련 관계자도 "연안부두와 내항으로 나뉘어진 국제여객터미널을 한 군데에 모아야 하며, 공공투자 사업으로 전환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187만5,000명에 달하는 데 이 중 상당수가 크루즈 관광을 하고 있다. 현재 크루즈 전용터미널은 부산에만 있다.
인천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인천항은 중국과 서울에 가장 근접한 지리적 이점이 있고, 중국과의 최다 카페리 노선(10개)을 보유하고 있어 크루즈 전용부두와 집적화를 이룬다면 관광객 증대 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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