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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택한 남미 버린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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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택한 남미 버린 유럽

입력
2011.06.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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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치러진 남아메리카 페루의 대통령선거와 유럽 포르투갈의 총선이 결과는 각 대륙이 직면한 국민적 요구와 시대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페루에서는 남미의 트렌드가 된 '중도좌파'의 흐름을 타고 36년만의 좌파 대통령 선출이 사실상 확정됐고, 포르투갈 총선에선 유럽 최대 현안인 재정위기에 대한 심판으로 좌파 정권이 무너졌다.

■ 페루 우말라 대선 승리 확실, 한국서 武官경험 '친한파', 남미 '좌파 붐' 완결판

AP통신 등 외신들은 페루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진영의 오얀타 우말라(48) 후보가 출구조사 및 샘플조사 모두에서 상대 후보인 게이코 후지모리(36)를 앞섰다고 6일 보도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CPI와 입소스 아포요, 다툼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우말라는 52.5~52.7%의 지지를 얻어 47.3~47.5%에 그친 후지모리 후보를 압도했다.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용지에서 샘플을 채취해 개표하는 샘플조사에서도 우말라가 후지모리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우말라가 승리를 확정지을 경우 페루에선 36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우말라 측 지지자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수도 리마 시내에 모인 5,000 여명의 지지자들은 "게이코는 끝났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흔들었고, 한쪽에서는 후지모리 형상의 인형을 가지고 화형식을 치르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군 출신인 우말라는 한국에서 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0년 게이코의 부친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부패와 인권남용 스캔들에 휘말리자 남부지역에서 군인들을 이끌고 쿠데타를 시도할 정도로 반골 기질도 상당하다. 쿠데타 혐의로 군에서 퇴역한 뒤 이듬해인 2001년 복직됐지만 2005년 주 한국 페루대사관 무관을 끝으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반면 게이코 후지모리는 경제부흥을 내세워 부녀(父女) 집권을 노렸지만 부패로 얼룩진 부친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남미지역에선 칠레와 콜롬비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좌파가 집권하게 됐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실용좌파로 불리는 '중도좌파'의 강세가 눈에 띈다. 우말라를 비롯해 지우마 호세프(브라질), 페르난도 루고(파라과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 대통령 등이 여기 속한다. 남미에서의 좌파정권 확산 배경에 대해 외신들은 1990년대 우파의 개혁정치 실패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반면 2000년대 들어 집권하기 시작한 좌파들은 4~5%의 안정적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이것이 21세기판 '좌파 붐'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 포르투갈 조기 총선, 구제금융 사태에 심판, 집권 사회당 패배

포르투갈 총선에선 집권 사회당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다. 포르투갈 내무부는 5일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야당인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이 전체 230석 가운데 105석(득표율 38.6%)을 확보해 73석(28%)에 그친 집권 사회당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원내 제3당인 우파 국민당은 24석(11.7%)을 차지했다.

포르투갈에 닥친 금융위기로 집권 사회당의 패배는 예견된 일이었다. AFP통신은 이날 중도우파인 야당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서유럽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중의 하나인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으로 인해 깊은 불황과 삶의 질 저하가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포르투갈은 세금인상, 임금동결, 실업수당 축소 등의 긴축 조치를 조건으로 IMF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780억유로(약 122조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4월 핀란드 총선에서 우익정당 진짜핀란드인이 부상하고, 프랑스에서는 우파 대선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대표의 지지율이 오르는 등 우경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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