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해 22명을 숨지게 한 신종 장출혈성 대장균(EHEC)의 오염원으로 독일 북부의 유기농 농장에서 재배된 채소 새싹이 지목됐다.
니더작센주 게르트 린더만 농업장관은 5일 "예비조사 결과 윌첸지역의 한 유기농 업체에서 재배된 새싹이 오염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EHEC 감염의 진원지인 함부르크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이 농장은 주로 샐러드에 쓰이는 새싹을 생산해 레스토랑에 공급해 왔다. 이 농장은 독일 5개 주에서 발생한 감염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장은 5일 폐쇄됐으며 허브와 과일, 꽃을 포함한 모든 생산물은 회수됐다. 이 농장에서는 콩나물콩, 녹두, 브로콜리, 강낭콩, 병아리콩, 무 등 18종의 새싹이 생산돼 왔다. 농장 직원 가운데 2명도 EHEC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린더만은 "새싹은 섭씨 38도에서 재배돼 왔는데 이는 박테리아가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장주 클라우스 페르벡은 지역 신문 인터뷰에서 "나는 거름을 전혀 쓰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자기가 EHEC의 범인으로 지목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린더만은 농부들에게 어떤 종류의 거름도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유기농 농장은 비유기농법을 시행하는 곳보다 많은 거름을 사용하는데 사람과 가축의 분뇨로 만든 거름에서 EHEC가 발견될 수 있다. 린더만은 소비자들에게도 당분간 새싹을 먹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다른 오염원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토마토, 오이, 상추 섭취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새싹은 1996년 일본에서도 EHEC 관련 질병의 원인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오염된 무싹을 먹고 1만2,000명 이상이 감염돼 12명이 사망했다.
한편 유럽연합의 농업장관들은 7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유럽위원회 대변인 피아 아렌킬데는 6일 기자 브리핑에서 "EHEC 사태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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