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세대 졸업생이 후배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 달라며 모교에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기부해 눈길을 끈다.
6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 대학 철학과 82학번인 신현호(48)씨가 졸업 25년인 해를 맞아 지난달 ‘신현호의 철학문화산책’이라는 프로그램과 함께 1억원을 내놓았다.
신 씨는 “형편이 넉넉지 않거나 취업 준비에 내몰려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문화 체험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며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사회를 거시적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학금 등 직접적인 혜택보다 문화 체험 기회 제공을 택한 데 대해 신씨는 “대학 새내기 때 호암아트홀에서 본 연극 햄릿이 30년 가까이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며 “학창시절을 단순한 ‘스펙’쌓기가 아니라 꿈과 비전을 찾는 데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영기술개발원을 운영하고 있는 신씨는 강의료와 각종 기업 경영 컨설팅 자문료 등으로 연간 4억~5억원 상당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학 측은 기부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뮤지컬 영화 전시회 관람 등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거나 학술 세미나 개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대학 관계자는 “철학과 교수 조교 학생 등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한 뒤 학부생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모집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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