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계 원조 스타’인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이승삼 창원시청 감독의 손을 거쳐 ‘물건’이 만들어졌다.
이승삼 감독은 2009년 정경진(24ㆍ창원시청)을 실업팀에 데려오면서 “3년 내 장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대학 시절 역사급(105㎏ 이하) 최강자였던 정경진의 재능을 눈 여겨 본 이 감독은 백두급(160㎏ 이하)으로 체급을 끌어올려 ‘민속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백두급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110㎏였던 몸무게를 30㎏이나 불리는 동시에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했다. 타고난 자질에 부단한 노력이 더해진 정경진은 ‘스승’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량 발전으로 백두급을 정복했다.
‘씨름계 이대호’라 불리는 정경진은 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단오장사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전(5판3선승제)에서 연승을 달리던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를 3-2로 꺾고 생애 첫 백두봉에 올랐다. 인제대를 거쳐 2009년 창원시청에 입단한 정경진은 2년 여 만에 결실을 맺으며 이태현 용인대 교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백두급 간판스타 윤정수(현대삼호)를 2차례 꺾으며 주목 받았던 정경진은 8강전에서 2009년 천하장사 황규연(현대삼호)을 제압했다. 4강전에서 박한샘(수원시청)을 2-1로 제압했던 정경진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이슬기와 만났다. 왼배지기와 잡채기를 내줘 1-2로 뒤지던 정경진은 ‘장기전의 명수’답게 4, 5번째 판을 끈질긴 접전 끝에 잡채기와 되치기로 마무리 지어 이변을 완성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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