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테이블에 '10대 반란'이 일어났다.
여자단식의 이현주(19ㆍ한국마사회)는 5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7회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박성혜(25ㆍ대한항공)를 4-2(9-11 13-11 11-6 11-7 6-11 11-5)로 물리치고 실업무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한국마사회에 입단한 신인 이현주는 두 번째 실업대회 출전 만에 쟁쟁한 선배들을 제압하고 정상까지 오르는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이현주는 이로써 양하은(17ㆍ흥진고), 송마음(19ㆍ대우증권)과 함께 한국 여자탁구를 이끌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이현주는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 공들여 키우고 있는 '애제자'라 발전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오른손 셰이크핸드형인 이현주는 전날 두통에 시달렸지만 경기에 들어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날카로운 백핸드로 상대를 몰아 붙였다. 하지만 베테랑 박성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9-5로 앞서다 연속으로 6점을 헌납하며 1세트를 뺏긴 이현주는 2세트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듀스 접전을 펼친 이현주는 단점인 포핸드 공격을 극복하며 13-11로 세트를 따내 균형을 맞췄다. 반 박자 빠른 템포로 상대를 공략한 이현주는 3, 4세트를 잇따라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생각지도 못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현주는 "마음을 비우고 경기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다음 대회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잘 준비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또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고1 때 오른쪽 무릎 수술을 했던 이현주는 1년 6개월 만에 복귀했던 터라 고교시절에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현정화 감독은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선수다. 162㎝, 48㎏으로 체구는 크지 않지만 이현주가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탁구 차세대 주자의 재목임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자단식에서는 김민석(19ㆍ한국인삼공사)이 소속팀 선배인 오상은을 4-0으로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정영식(대우증권)과 짝을 이뤄 복식 동메달을 따냈던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서도 서현덕과 주세혁(이상 삼성생명), 오상은을 차례로 물리치며 국내 1인자로 우뚝 섰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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