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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영웅과 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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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영웅과 우상

입력
2011.06.05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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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아침에 ‘베토벤 3번 교향곡’ 영웅을 듣길 권합니다. 베토벤은 나폴레옹에 대한 존경으로 이 교향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베토벤은 공화주의자였습니다. 베토벤은 그를 통해 공화주의의 이상을 기대했을지 모릅니다. 나폴레옹도 베토벤의 교향곡 작곡에 큰 관심을 가졌다 전해집니다. 하지만 ‘3번 교향곡’은 나폴레옹에게 헌정되지 않았습니다. 베토벤은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라서자 독재자 폭군이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의 이름이 적힌 교향곡의 악보를 찢어 버렸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은 추종자들의 한낱 우상이지 역사의 영웅이 될 수 없었습니다. 뒷날 나폴레옹의 죽음이 전해지자 베토벤은 이런 날을 올 것이라 생각하고 이미 적당한 음악을 써 두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교향곡 영웅에서 좋아하는 2악장 ‘장송행진곡’입니다. 베토벤이나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나 영웅에 대한 정의는 마찬가지입니다. 영웅은 희생과 헌신이 실천자입니다. 저도 어느새 기성세대가 돼 젊은 세대가 영웅과 우상을 혼돈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인기 연예계이나 스포츠 스타는 개인의 우상이지 영웅이 될 수 없습니다. 진정한 영웅을 만나기 위해 오늘 국립묘지에 다녀오길 권합니다. 이름 없이 죽어간 무명용사의 묘지를 둘러보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영웅교향곡에 귀 기울여 보길 권합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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