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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Book] 과거로부터의 원음, 미래를 향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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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 & Book] 과거로부터의 원음, 미래를 향한 창

입력
2011.06.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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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최진석 지음

5,000개 남짓의 글자로 이루어졌지만 인류문명에 많은 영향을 끼친 <도덕경> 은 시대와 개인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읽히는 책이다. <도덕경> 은 종교, 철학, 예술, 정치 등 문명의 각 부분과 탄력적으로 연계하면서 인간의 심혼을 뒤흔드는 신비한 잠언이 된다.

뜻있는 지인끼리 만든 계영계(戒盈契)라는 독서모임이 있는데, 여기서 최진석 교수를 통해 도덕경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의 노작,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사진)은 저자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도덕경> 을 명쾌하게 풀이한 책이다.

노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는 하늘과 천자라는 천명관(天命觀)이 무너지고 천하유도(天下有道), 즉 도가 실현되는 이상적 세상에 대한 논의가 치열한 백가쟁명의 시대였다. 이 어지러운 때 공자는 시대의 혼란을 인간성 상실에서 찾았고, 노자는 인위적 문화체계나 통치방식 탓으로 돌렸다. 공자가 극기복례로 연결되는 친친(親親)을, 노자가 무위자연으로 이어지는 무친(無親)을 강조했다는 점을 비교하면 흥미롭다.

<도덕경> 의 여러 인상적인 구절 중 하나가 유무상생(有無相生)이다. 무는 유가 있어야 하고 유는 무가 있어야 하므로 이 세계는 무와 유의 상생관계로 이루어진다는 의미. 밝음과 어두움, 길고 짧음, 높고 낮음 등이 물처럼 서로 침투하고 어울린다는 면에서 상생과 조화를 중시하는 관계형 리더십과 맥이 닿는다.

많은 이념이 부유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시대를 선견하는 일이 절실한 요즘, <도덕경> 은 낡은 유물이 아니라 상상력이 요구되는 미래를 향한 맞춤형 창(窓)이다. "미래를 진단하는 일은 어렵지만 만일 미래가 집중보다 분산으로, 소품종 대량생산보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절대성보다 상대성으로, 체계적 이념보다 개방적 소통으로 나아간다면 노자에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참으로 많아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면, 미래를 책임지는 각계 리더들이 꼼꼼하게 일독할 만하다. 상생하는 미래를 구상하는 리더에게, 뉴턴의 말처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더 먼 곳을 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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