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한 뒤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동 내용을 소상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가 회동 내용을 직접 브리핑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회동 1시간 뒤인 오후 3시30분쯤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수첩을 보며 30분 가량 회동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강조했다" "대통령도… 당부했다"등의 표현을 쓰면서 이 대통령을 예우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사람의 7차례 단독 회동에서 박 전 대표가 직접 브리핑을 한 것은 2008년 5월10일 이후 3년여 만이다. 가장 우호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 작년 8월21일 회동만 해도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내용을 알렸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이 대통령과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측 모두 이날 "회동이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좋은 여건이니 열심히 하시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부에선 "최근 황우여 원내대표와 박 전 대표의 회동 내용을 황 원내대표가 브리핑하면서 불거진 비판 여론을 의식해 박 전 대표가 직접 브리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박 전 대표는 그럼에도 이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주고 받은 미묘한 얘기는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독대 과정에서 7∙4 전당대회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및 대선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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