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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사장, 엠코 비전 간담회 3시간 뒤 현대건설 수장 '깜짝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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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사장, 엠코 비전 간담회 3시간 뒤 현대건설 수장 '깜짝 이동'

입력
2011.06.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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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낮12시. 정수현 현대엠코 사장의 기자간담회가 시작됐다. 4월 중순 취임 이후 1달 여 만에 언론과 첫 상견례를 하는 자리였다. 35년 현대건설맨인 그는 2009년 퇴사했다가, 지난 3월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엠코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한달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앞으로 현대엠코 CEO로서 고민과 포부를 소상히 밝혔다. 현재 당면과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회사를 앞으로 키워나갈지 등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점심식사를 겸한 간담회가 끝난 지 불과 3시간 후, 현대차그룹은 '깜짝'인사를 발표했다. 정 사장을 공석중인 현대건설 사장에 임명한다는 내용이었다.

정 사장으로선 현대엠코 사장 취임 한달 반 만에 거대 현대건설 CEO로 옮기게 된 것이 놀라웠을 터. 하지만 현대엠코의 미래비전을 처음으로 밝힌 뒤 불과 3시간 만에 자리를 옮기게 되었으니 머쓱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정 사장이 간담회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차에서 인사소식을 들었다"면서 "본인의 현대건설행을 알았더라면 기자간담회 자체를 취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건설 인사가 발표되자, 건설업계에선 "말단직원도 아니고 최고경영자가 불과 2,3시간 뒤 이뤄질 자신의 인사도 모를 수 있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것이 전형적인 현대차그룹 인사스타일"이라고 평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사가 급격히 이뤄진 면이 없진 않으나 전임 김중겸 사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생긴 현대건설 대표자리를 오랫동안 비워둘 수 없어 서둘러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사장의 이동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그룹측은 "합병설을 물으면 즉각 부인공시를 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잘라말했다.

한편 후임 현대엠코 사장에는 손효원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이 임명됐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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