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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키워드 따라잡기] 소프트 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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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키워드 따라잡기] 소프트 패치

입력
2011.06.0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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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패치'(soft patch)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해지는 현상을 뜻하는 말. 골프장에서 잔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공을 치기 어려운 지점을 가리키는 '라지 패치'(large patch)란 용어에서 유래했다. 골퍼가 심각한 위기를 맞는 라지 패치와 달리 공을 치지 못할 정도는 아니란 의미가 담겼다. 단기 약세란 점에서 기조적이고 본격적인 침체 국면과 구분된다.

2002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당시 미국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비유로 든 이 말이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가 소프트 패치인지 장기 불황의 전조인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진 것.

일단 전문가들의 의견은 소프트 패치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소프트 패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온 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떨어진 1.8%에 그쳤다는 발표가 나온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유가 상승 ▦일본 지진에 따른 자동차 부품 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을 비롯, 소비와 제조업 등 경기 지표들이 모두 예상보다 훨씬 악화하면서 '더블 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은 소프트 패치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FRB가 적어도 내년 초까진 긴축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또 이달 말 예정된 FRB의 2차 양적완화 종료도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으리란 자신감도 담겨 있다.

태평양 반대 편의 아시아에서도 소프트 패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당국이 긴축 조치에 나선 중국과 인도 등이 그렇고, 우리나라도 최근의 경기지표가 소프트 패치를 가리키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과 한국은행이 조사하는 체감경기 모두 서너 달째 하락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 경기 국면을 소프트 패치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동 불안, 일본 지진, 유럽 재정 위기 등 대외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일시적 조정 국면이란 것.

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으로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물가 불안이 지속될 경우 소프트 패치 수준을 넘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정부가 정책 우선순위를 물가 안정에 둘 경우 경기 둔화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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