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야 볼 수 있던 '검사 프린세스'가 실제로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주인공은 태국 국왕의 손녀이면서 검사인 파차라 끼디아퍄 마히돌(Bajrakitiyabha Mahidol) 공주다.
대검찰청은 3일 태국 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재직 중인 태국의 마히돌 공주가 방문했다고 밝혔다. 마히돌 공주는 출라싱 와산타싱 태국 검찰총장과 차이홍 사칫파논 태국 대사와 함께 김준규 검찰총장을 접견한 뒤 양국의 검찰 교류 및 협력 증진, 그리고 여성 보호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태국 탐마삿대 법학과 졸업 후 미국 코넬대에서 법학박사까지 취득한 마히돌 공주는 태국 내에서도 법률전문가로 손꼽힌다.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첫째 손녀딸이자, 마하 와치라롱꼰 왕세자의 외동딸이라는 남다른 신분을 가진 마히돌 공주가 검사를 하게 된 것은 평소 형사사법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검사직에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던 마히돌 공주는 방콕 대검찰청 검사로 임용된 뒤 지금은 태국 우돈타니지방검찰청 검사로 활약 중이다.
범인을 잡아 기소하는 수사 검사로도 활동했던 마히돌 공주는 현재 법률구조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수사 검사로서 활동하며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해보겠다는 의지에서다. 마히돌 공주가 한국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마히돌 공주는 UN 차원에서 여성수용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구금의 대안을 마련하자는 '여성 수용자의 삶 향상(Enhancing Lives of Female InmatesㆍELFI) 프로젝트'를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히돌 공주는 이달 30일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검찰총장 대회의 두 번째 주제에 해당하는 ELFI 프로젝트의 필요성과 취지를 설명했고, 김 총장도 공감을 표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회담을 마친 마히돌 공주는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쓰면서 "이 사인이 내가 평소에 공소장에 써왔던 것"이라며 환하게 웃은 뒤, "타국의 검찰청을 몇 군데 방문해봤는데 이 중 한국 검사들이 특히나 활발하고 활동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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