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대 남학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3일 고려대 의대 4년생 한모(24)씨 등 남학생 3명이 동기 여학생 A씨를 집단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4명은 지난달 21일 경기도로 여행을 가 민박집에서 술을 마셨고, 남학생들은 A씨가 잠든 틈을 타 추행했으며 추행 장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다음날 경찰과 학내 양성평등센터, 여성가족부 성폭력상담소 등에 사건을 알리고 자신이 추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가해자들을 처벌해줄 것을 요구했다.
남학생들은 지난달 25일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추행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성폭행 혐의는 부인했다. 당시 촬영한 영상 등은 삭제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체액과 혈액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하고, 촬영에 쓰인 휴대폰의 영상 복원도 요청했다.
고려대 의대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징계 여부와 수위에 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며 “학생들의 (병원) 실습 허용 여부에 대한 회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치러진 의대 4학년 시험에는 4명 모두 학교에 나와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내 게시판에는 익명으로 가해자 처벌 수위에 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등 관련 글이 계속해서 게재됐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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