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 황색돌풍이 태풍모드로 ‘진화’하고 있다.
리나(李娜ㆍ29ㆍ랭킹7위)가 프랑스 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 안착했다. 리나는 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테니스 요정 마리야 샤라포바(24ㆍ8위ㆍ러시아)를 세트스코어 2-0(6-4 7-5)으로 돌려세우고 결승에 올랐다. 리나는 이로써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1989년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챔피언) 이후 22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오르는 아시아계 선수로 기록됐다.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와 중국 테니스연맹 회장도 이날 현장을 찾아 리나에 힘을 실어줬다.
리나는 올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에서도 아시아 선수론 남녀를 통틀어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으나 킴 클리스터스(27ㆍ2위ㆍ벨기에)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호주오픈에 이어 프랑스오픈 결승까지 황색돌풍을 이어간 리나는 디펜딩 챔피언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1ㆍ5위ㆍ이탈리아)와 4일 우승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리나와 스키아보네는 모두 4번 만나 2승2패로 팽팽히 맞서 있다. 리나는 지난해 이 대회 3회전에서 스키아보네와 대결 0-2(4-6 2-6)로 무릎을 꿇었다.
역대전적 5승2패에서 보듯 전문가들은 샤라포바의 우위를 점쳤다. 하지만 리나는 최근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겨 자신감에 차 있었다.
경기는 뜻밖에 리나의 완승으로 끝났다. 사랴포바의 첫 서브를 브레이크 한 리나는 자신의 서브를 잘 지킨 데 이어 또다시 샤라포바의 서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3-0으로 달아나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화룡점정’을 찍으려는 샤라포바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샤라포바는 4-5까지 추격전을 벌였으나 더 이상 나아가지는 못했다. 리나는 결국 샤라포바가 고비마다 더블폴트로 주저앉는 바람에 힘들이지 않고 1세트를 6-4로 마무리했다.
샤랴포바가 리나를 리드한 것은 2세트 초반뿐이었다. 샤라포바는 게임스코어 4-2로 앞섰으나 또 다시 더블폴트를 남발, 자멸했다. 리나는 5-4로 경기를 뒤집은 데 이어 7-5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실제 샤라포바와 리나의 범실 수(28-23)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더블폴트 수는 샤라포바가 3배(10-3)를 웃돌았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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