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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세상에 단 하나뿐인… 半수제 책·청첩장 인기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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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세상에 단 하나뿐인… 半수제 책·청첩장 인기 끈다

입력
2011.06.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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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단 한 번이잖아요. 우리 결혼 소식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알리는 청첩장도 기억에 남게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문상정(30), 이지영(30)씨 커플은 남다른 청첩장을 준비하고 있다. 손으로 만든 듯한 느낌이 묻어나는 하프 핸드메이드(Half-handmadeㆍ반수제) 청첩장이다. 카드의 기본 틀은 기계로 찍어내지만 세세한 장식은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 만든다.

청첩장뿐 아니다. 반수제로 만든 책도 옷도 액세서리도 나왔다. 정성을 느끼고 싶어서,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서 많은 사람들이 반수제 제품을 찾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제품 NO!

청첩장을 받으면 결혼식 날짜와 장소 정도만 확인하고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비신랑 문씨는 "최근 친구에게서 반수제로 만든 청첩장을 받았는데, 예비 부부의 성의와 진심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쉽게 버리지 못했다"며 "그래서 우리도 사람 손길이 느껴지는 반수제 청첩장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수제 카드는 겉지와 속지, 기본적인 문구나 그림 등은 보통 카드처럼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고, 리본이나 보석 등 세부적인 장식을 입히는 작업은 일일이 손으로 해서 만든다. 40여년 카드를 제작해온 기업 비핸즈(옛 바른손카드)는 최근 이 같은 반수제 카드 브랜드인 '프리미어 비핸즈'를 내놓았다.

김은영 비핸즈 크리에이티브 디자인연구소 차장은 "최근 고급스럽고 정성스러운 느낌의 카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하프 핸드메이드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봄 시즌에 비해 30% 정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똑같은 형태, 똑같은 디자인으로 대량생산되는 제품보다 정성과 개성이 가미된 남다른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추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첩장뿐 아니라 웨딩드레스까지 반수제 제품으로 나왔다. 스포엔샤웨딩은 기존 웨딩드레스 형태에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자수와 수공예 비즈, 보석장식 등을 더한 특별한 드레스를 선보이고 있다. 예비신부가 원하는 장식으로 직접 디자인해주기도 한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에 단 하나밖에 없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하는 예비신부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다. 장식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손길이 들어가기 때문에 입었을 때 실루엣이 훨씬 더 아름답게 표현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나도 반수제 디자이너

반수제 제품은 기계화와 자동화, 대량생산 시스템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장인정신이 다시 주목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내 시계 브랜드 지그는 손목시계의 밴드를 수작업으로 만들어준다. 구렁이나 도마뱀 악어 같은 천연 동물가죽을 숙련공의 손으로 일일이 박음질하는 것이다. 시계 자체는 기계로 만든 기성품이지만 수작업으로 만든 밴드 덕분에 소비자에겐 특별한 제품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계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천연소재 가죽 하나하나의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루기 까다로운 천연가죽을 디자인해 밴드를 만들려면 오랜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손기술이 필요하다.

기존 제품에 본인이 직접 만든 부속물을 추가하는 반수제도 등장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제작하는 DIY랑은 다르다. 온라인 커뮤니티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 만들기'에서는 약 2만3,000명의 회원들이 책 커버나 다이어리를 자기가 직접 만들어 쓴다. 이른바 북 아트다. 천이나 비닐, 가죽, 종이 등을 직접 재단해 커버를 만들어 기존 책에 덧씌우는 식이다. 자신이 봤던 책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거나 물려줄 때 특히 유용하다.

개인 블로그까지 만들어 북 아트 솜씨를 뽐내고 있는 직장인 김수현(26)씨는 "버스나 전철 안에서 책 제목이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게 하고 싶어 만들기 시작했다"며 "요즘은 재료도 값싸게 살 수 있고, (만드는 방법에 대한) 무료 동영상 자료도 많아서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덩달아 북 아트 재료를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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