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축은행 비리 사태와 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무차별 폭로를 하면서 난타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청와대 참모진과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로비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한나라당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의 연루설을 거론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날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뿐 아니라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삼화저축은행의 인수 로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올해 1월 삼화저축은행 위기 당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곽승준 위원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이 청담동 모 한식당에서 회동했다"며 "이후 삼화저축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에 인수돼 살아났다"고 주장했다. 곽 위원장은 "우연히 같은 식당에 있었을 뿐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신 명예회장과 절친한 이 회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삼화저축은행 로비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득 의원은 "무책임하고 야비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또"국정원이 2009년 20명 정도의 전담 사찰팀을 구성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4~7개월 동안 사찰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캄보디아 PF대출사업 막후에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깊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현지 경제인들로부터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캄보디아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 참모진의 로비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겨냥해 "의혹 제기의 달인"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김황식 총리는 이날 답변을 통해 "(저축은행 관리감독) 책임자를 임명한 대통령에게 법률적 책임은 아니지만 도의적 책임은 있다"면서 "총리도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